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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30년장기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에서 동아시아로 판매하고 있는 LNG 가격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6일 미국의 석유업계 뉴스 전문 웹사이트인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가스회사인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는 지난 21일 상하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는 2018년부터 30년 동안 중국에 연간 380억㎥의 천연 가스를 공급한다. 이는 중국의 연간 가스 소비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계약 금액은 4000억 달러(한화 약 410조2000억원)에 달한다. 러시아 주요 언론은 이 계약을 '세기의 가스 거래'라고 표현했다.
러시아가 중국에 공급하는 가스 금액은 1000㎥당 350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러시아는 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평균 가스 공급가인 1000㎥ 당 380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가스 공급 가격을 양보했다고 하더라도 세계 최대의 에너지 시장인 중국을 장기 고객으로 확보했고, 중국은 30년 간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인 공급처를 얻어 양국 모두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공급계약 체결로 동아시아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은 LNG 수출에 있어 경쟁력있는 지역으로 통한다. 동아시아로 수출하는 LNG 가격은 미국에서 팔리는 LNG 가격보다 4~5배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 일본, 한국은 전세계 LNG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동아시아 최대 수입국이 몰려 있다.
중국이 러시아와 장기 계약을 맺으면서 동아시아의 LNG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호주가 오는 2017년까지 LNG 생산량을 현재의 4배로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트레보르 시코르스키 에너지전망(Energy Aspects Ltd.) 연구원은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이번 장기공급 계약으로 세계 LNG시장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