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지방금융지주 집중 점검… KB사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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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지방 금융지주사들의 내부통제에 대해 정밀 점검하기로 했다. KB금융·국민은행 내분을 계기로 4대 금융지주보다 상대적으로 기반이 취약한 지방 금융사들의 부실 우려를 사전에 막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최근 광주은행 인수 절차를 벌이는 JB금융지주와 다른 업종으로 확장을 노리는 DGB금융지주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작한 대구은행 종합 검사에서 DGB금융지주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종합 검사는 일반적인 점검이 아니라 내부통제부터 경영 전반까지 들여다보는 검사다. 검사 과정에서 어떤 형태의 문제점이든 적발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구은행 종합 검사뿐만 아니라 DGB금융지주의 지배 구조상 문제점과 내부 통제 부실 가능성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KB금융지주 사태를 계기로, 4대 금융보다 취약한 것으로 여겨지는 지방금융지주에 대해서도 세심히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DGB금융지주를 둘러싼 여건은 좋지 않은 편이다.

DGB금융지주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에 755억58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5%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571억8800만원으로 25.3% 감소했다. DGB금융지주의 핵심인 대구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 순익은 58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2.4% 줄어드는 등 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DGB금융지주는 KDB생명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과도한 외형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경영 건전성보다는 몸집 불리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우려다.

DGB금융지주 최근 지배구조의 변화도 겪고 있다. 최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6.41%)에서 삼성생명(7.25%)으로 바뀌는 등 지배구조도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JB금융지주의 사정은 더욱 나쁘다.

금감원은 최근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전북은행장을 불러 강력한 경영 지도를 했다.  증권업계 출신의 김 회장 겸 행장은 공격적인 투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전북은행의 자본건전성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북은행이 JB다이렉트 등 은행 상품을 과도하게 팔면서 자산이 늘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나빠지고, 광주은행 합병으로 리스크 요인이 많이 생겼다며 방치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JB금융지주를 책임지는 전북은행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53.4%나 급감했다.

앞서 JB금융은 지난해 12월 31일에 광주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JB금융이 써낸 인수 가격은 5천여억원. 이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JB금융지주의 경우 현재 전북은행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져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대내외 여건 악화로 수익성이 좋지 않아 은행과 금융지주의 가장 화두는 건전성 확보"라면서 "KB나 신한·우리·하나금융보다 영세한 지방금융지주들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