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와이파이 간편접속' 앱, 무용지물…승객 불편 가중
  • ▲ 코레일은 5월 19일부터 고객편의를 위해 'KTX Wi-Fi 간편접속' 앱을 제공하고 있다.ⓒ뉴데일리
    ▲ 코레일은 5월 19일부터 고객편의를 위해 'KTX Wi-Fi 간편접속' 앱을 제공하고 있다.ⓒ뉴데일리

     

    서울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소현(29) 씨는 고향인 부산을 가기 위해 KTX를 주로 이용한다. 평소에도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해 무료 와이파이(Wi-Fi)을 애용하는 그에게 최근 KTX가 불편하기만 하다. 열차 내에서 와이파이 사용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어서다.

     

    김씨는 "'KTX WiFi 간편접속'이라는 어플을 설치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 어플이 전혀 간편하지 않다"며 "기본요금 1050원인 지하철에서도 와이파이 접속이 잘되는데 수십 배 요금을 내는 KTX 내에서 와이파이 이용을 못 한다는 게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최근 김씨와 같이 KTX 열차 내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한 승객들이 잇따라 불편사항을 제기하고 있다. 와이파이 사용을 위한 앱 설치의 불편함은 물론 설치 후에도 정상 사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지난달 19일부터 KTX 열차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무제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다.  'KTX WiFi 간편접속' 앱을 설치하면 개인에게 할당된 데이터 사용량을 초과해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30MB 이상 무선인터넷 사용 시 아무런 공지 없이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번 무제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는 스마트기기 보급률 1위인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하면 고객 만족도 상승 측면에서 지대한 효과가 기대된다.  


    문제는 이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사용 승객들은 "실현 가능한 서비스인지 확인은 해봤느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원 장기성(31) 씨는 "이번 KTX의 앱 보급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며 "국민들의 불편함만 가중시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생 최어진(27) 씨 역시 "(앱 설치가)고객들을 위한 방법이라고 하지만 정말 그런지 고민해 봤어야 한다"며 "차라리 고속으로 달리는 KTX 특성 때문에 와아파이 사용이 어렵다고 하는 것이 속 편했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 ▲ 구글마켓인 'Play 스토어'에 들어가면 코레일이 제공하는 앱에 대한 불만사항이 가득하다.ⓒ뉴데일리
    ▲ 구글마켓인 'Play 스토어'에 들어가면 코레일이 제공하는 앱에 대한 불만사항이 가득하다.ⓒ뉴데일리


    여기에 앱 설치 후 '이벤트' 참여가 필수란 점도 대표적인 불편사항이다. 굳이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 고객은 "앱 설치 후 개인정보까지 입력하는 불편을 감수했음에도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제공 안 되니 농락당한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며 "아예 '무료 인터넷이 안된다'고 하는게 낫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고객들은 코레일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미명으로 오히려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통신사와 계약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라며 어쩔 수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KTX는 2011년 8월, 특실에만 제공하던 무료 사용 와이파이를 전 객실로 확대 시행해 왔다. 하지만 잦은 인터넷 접속 오류 등으로 고객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 KTX에서 보급하는 앱이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오히려 고객 불편만 가중시킨 것으로 보여 관련 대책이 요구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존통신망을 그대로 사용하기에 인터넷 연결문제는 통신망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는 것"이라며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진다면 개선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통신망 제공 업체에 책임을 전가했다. 

     

     

  • ▲ 9일 오전 부산을 출발한 KTX 열차 안에서 와이파이의 신호의 모습. 실제로 '주소를 가져오는 중'이라는 메시만 계속 뜨고 접속은 이뤄지지 않았다.ⓒ뉴데일리
    ▲ 9일 오전 부산을 출발한 KTX 열차 안에서 와이파이의 신호의 모습. 실제로 '주소를 가져오는 중'이라는 메시만 계속 뜨고 접속은 이뤄지지 않았다.ⓒ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