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안 스포츠세단…차선이탈 경보 등 첨단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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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캐딜락 CTS, 3번째 변신은 유러피안 감성'
국내 시장에서 유럽차와 일본차 강세속에서도 미국차의 정체성을 힘겹게 지탱해온 '캐딜락'이 첫 콤팩트 스포츠 세단 ATS에 이어 CTS로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돼 주목을 받았던 '올 뉴 CTS'는 3세대 모델이다. 기존 모델보다 덩치를 키웠고, 유럽차가 지니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강조한 고성능 스포츠 세단으로 귀환했다. 100년 GM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혁신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의 품격'이란 캐딜락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도 유럽차가 버티고 있는 배기량 2000~2500㏄급 스포츠 세단 시장에 승부수를 띄었다는 점에서 '세상과의 타협'이라는 비판보다는 ‘과감하다’는 기대치가 두드러진다.
△ 혹독한 테스트거친 퍼포먼스 탁월
외관 스타일은 역시 튄다. 요즘 나오는 국내외 신차들의 디자인이 서로 닮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앞면에서 뒷면으로 이어지기까지 거의 대부분 직선 라인을 사용해 역동성과 남자다움을 강조한 CTS의 디자인은 말그대로 영화 '매트릭스의 전사' 그 자체다. 실내는 크롬재질을 적절히 살려 스포츠 세단이면서도 럭셔리한 맛도 잃지 않고 있다.
6단 자동변속기(하이드라-매틱)을 얹은 캐딜락 CTS의 심장은 2000cc 터보 VVT엔진. 제원대로라면 276마력에 40.7kg·m의 토크를 만들어낸다. 이 정도면 경쟁차종인 벤츠 E클래스 넘는 최상급이다.
특히 비교적 낮은 회전수인 2000rpm 부근에서도 충분한 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시내운전에서는 가장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출발 페달 반응은 즉각적인데, 1725㎏이라는 차체중량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볍게 툭 치고 나가 시속 180km를 오르내린다. 파주 일대를 향한 자유로위 CTS의 움직임은 예상보다 파워풀하다. -
캐딜락 관계자가 "경쟁모델은 BMW 5시리즈"라는 공언은 빈말이 아니다. 유럽차에 비견할 순간 가속력이 뛰어난데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캐딜락의 독특한 엔진 사운드는 일품이다. 여기에 일본차의 장점인 정숙성과 승차감을 더했다.
코너링에서는 차체가 쏠리는 롤링으로 편안한 차체자세 유지를 못하는 점은 아쉽다. ATS는 장착된 노면 상태를 감지해 각 휠의 댐핑력을 조절해주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이 적용되지 않은 영향이다.
저속이나 고속에서의 제동력은 너무 날카롭다 싶을 정도로 제동거리가 짧은 점도 인상적이었다. 비교적 가벼운 몸무게와 276마력의 출력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순발력과 가속력은 6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잘 끌어냈다. 주행모드인 투어-스포트-스노우/아이스의 3개 드라이드 선택 가능도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연비는 복합연비 4등급인 10.0㎞/L(도심 8.5, 고속도로 12.5)다.
△ 유럽차 넘는 첨단 안전사양
CTS의 편의 사양은 운전자 중심의 직관적인 기술로 진화했다.
특히 '제어 및 경고' 시스템이 돋보인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햅틱 시트는 전후방의 충돌요소를 감지해 그 위치에 따라 시트의 오른쪽 혹은 왼쪽에 진동을 전달함으로써 운전자가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실제 방향지시등 조작없이 차선을 바꾸면 시트에 진동이 오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5.7인치 풀 컬러 드라이버 인포메이션 센터(DIC)는 세 개의 창에 속도, 타이어 압력 등의 주요 차량 정보는 물론이고 휴대전화, 오디오 정보 등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설정해 표시해준다.
푸시버튼 방식의 키리스 스타트, 간단한 터치만으로 도어와 트렁크 오픈이 가능한 키리스 액세스, 키를 주머니에 넣은 채 차 문을 여닫을 수 있는 스마트 엔트리 시스템, 원격 시동 및 자동 냉난방 기능 작동까지 가능한 어댑티브 리모트 스타트 기능을 전 트림에 적용하는 등 운전자를 위한 섬세한 배려가 돋보인다. -
실내 인테리어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알루미늄, 탄소섬유, 원목, 천연 가죽 등 천연 소재를 사용한 다섯 가지의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차량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거리)는 2910mm로 BMW 5시리즈(2968mm)보다 짧고 벤츠 E클래스(2875mm)보다는 길다.
△ 유럽차와의 시장 경쟁력은..
CTS는 높아진 출력 만큼이나 가속력은 훨씬 강력해졌다. 여기에 전고는 25mm 낮아진 반면 무게는 130kg 이상 가벼워져 스타일과 성능 모두 대폭 개선되었다. 유럽차가 지니는 강력한 퍼포먼스에 필적한 업그레이드다.
경쟁모델보다 낮은 캐딜락의 6단 자동변속기는 연비 향상에 한계로 작용했다. 경쟁모델인 BMW 5시리즈는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또 유럽차의 주력 라인업인 디젤 모델이 없는 것도 캐딜락엔 아쉬운 대목이다.
시승한 모델은 국내시장에 6250만원에 판매되는 프리미엄(후륜구동) 모델. 이밖에 럭셔리(후륜구동) 모델 5450만원, 프리미엄 AWD(상시 4륜구동) 모델 6900만원 등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