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 금융·비금융계열사 간 출자관계 대부분 해소
  • 포스코의 동부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당진발전) 인수 검토 철회로 인해 동부그룹이 벼랑 끝에 몰렸다.  

     

    구조조정에 엮여 포스코의 입만 바라보고 있던 동부그룹은 이번 인수검토 철회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동부그룹 재무구조조정은 사실상 채권단 주도로 넘어갔다.

     

    전일(24일) 산업은행은 동부제철을 대상으로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요청했다.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의 주채권은행이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동부그룹주는 잇단 하한가와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초토화됐다. 다만 동부화재[005830]만이 실질적 피해를 벗어날 것이라는 게 시장 추측.

     

    동부화재 경우 동부제철 지분 약 5%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자율협약 여파에 따른 실질적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 동부제철 지분 4.99% 제외, 그룹 출자관계 대부분 해소

     

    패키지 매각이 무산이 발표된 전일(24일)동부그룹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동부제철[016380] △동부건설[005960] △동부CNI[012030] 등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금일(25일)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일제히 신저가를 경신했다.

     

    동부화재의 경우 전일에 비해 낙폭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으나 금일 1.62%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증권가는 동부화재 주가 하락이 일시적으로 관측했다. 동부화재 보유의 동부제철 지분 4.99%를 제외하면 금융과 비금융계열사 간 출자관계가 대부분 해소된 상태라는 지적이다.

     

    동부화재의 비금융사 위험노출액은 동부제철 지분 4.99%(장부가 기준 96억원)을 비롯해 동부건설 채권 127억원, 동부하이텍 신디케이트론 382억원이다.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이란, 둘 이상의 은행이 차관단을 형성해 중장기대금을 융자하는 집단대출을 뜻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부제철을 비롯한 동부건설,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팜한농 등 모두가 법정관리를 받게 돼 동부화재가 해당 채무액 전액을 손실 처리한다고 해도 피해규모는 605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동부화재 연간순이익의 15.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어 "계열사 위험노출액을 전액 손실처리한다면 연간 순이익 하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 부담을 털어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즉, 동부계열사의 자율협정 이슈가 장기간 동부화재 주가를 누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동부그룹리스크가 동부화재 주가에 이미 선반영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동부화재 주가는 그룹리스크가 불거졌던 이달 중순 이후 12.2% 하락했다.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지원이 애초에 동부화재 권한 밖의 일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윤제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신규출자, 신용공여 등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지원은 금융당국의 승인사항"이라며 "동부그룹 악재가 동부화재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동부화재는 그룹리스크에 불구, 올해 4월까지 누적순이익 1313억원을 기록해 2위권사 중 가장 돋보이는 이익체력을 보유했다"며 "최근 주가하락은 저가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한편 동양생명의 경우, 동양그룹 사태로 인해 일평균 50억원 가량의 해약환급금이 5배 가량 증가했었다. 그러나 동양그룹과 관련 없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빠른 시일 내 안정화에 접어들었던 선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