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포스코가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신용등급까지 하락하며 '동부 패키지(동부인천스틸+동부발전당진'인수 여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6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본부장 회의를 통해 동부패키지 인수와 관련한 최종 보고를 받았다. 포스코 측은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날 회의에서 포스코 임원진은 사실상 인수를 포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데는 동부패키지 인수가 재무구조개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권 회장은 지난 4월 포스코 창립기념일을 맞아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동부패키지 인수와 재무구조 개선은 거리가 있는데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이라며 다소 인수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또 포스코가 최근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것도 인수 포기에 한 몫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는 한기평으로부터 현대차, SK텔레콤, KT와 함께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받아왔다. 그러나 20년 만에 처음으로 'AA+'로 한 단계 강등되며, 신규투자와 관련해서는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해외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Moody' s) 역시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BBB+'와 'Baa2'로 책정하고 있다.
아울러 포스코에너지가 최근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도 동부패키지 인수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포스코 한 관계자는 "동부패키지와 관련해서 내부적으로는 애초부터 부정적 기류가 흘렀다"며 "동부발전당진의 경우 매력있는 매물이지만 동부인천스틸은 재무구조개선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었는데 굳이 동부발전당진에 목을 맬 필요가 사라진 것"이라 말했다.
동양파워와 동부발전당진은 둘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목표로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동양파워는 사업권만 확보된 상태로 환경영향평가 등이 남아있는 상태고, 동양발전당진의 경우 환경영향평가까지 마쳐 연내 착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석탄화력발전소가 완공될 시 동양파워는 최대 4000MW(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게 되고, 동부발전당진은 1000MW 생산에 그친다는 차이점도 있다. 포스코의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로 석탄화력발전소 운영을 선택했다면 굳이 패키지인수를 할 것도 없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해낼 수 있는 '동양파워'로 족하다는 뜻이다.
포스코가 동양파워 인수에 제시한 입찰가격은 4000억원 이었으며, 업계에 알려진 포스코의 동부패키지 인수 적정가는 9000억원(동부인천스틸 6500억원+동부발전당진 2500억원)이다. 반면 동부그룹이 생각하는 매각 적정가는 1조5000억원으로 알려진 상태다.
한편 포스코는 재무구조 개선 일환으로 오는 2016년까지 누적 투자비를 직전 3개년도(2011~2013년) 대비 절반 수준인 12조6000억원으로 감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