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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구글이 시계, 자동차, TV, 저가 스마트폰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한꺼번에 발표했다.
이는 전통적인 컴퓨팅의 영역인 책상(컴퓨터)이나 모바일 시대의 무대인 손바닥(스마트폰, 태블릿)을 넘어서 자동차, 사람 손목, 거실까지 장악하는 '안드로이드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구글은 2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 서관에서 '구글 I/O 2014' 개발자 회의를 열고 자동차를 위한 '안드로이드 오토',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를 위한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 TV를 위한 '안드로이드 TV' 등 특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선보였다.
아울러 신흥시장을 겨냥한 저가형 스마트폰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원'도 발표했다.
◇ 손바닥에서 손목으로…스마트 손목시계 첫 공식 지원
구글 안드로이드 OS가 스마트폰 시장의 다수를 점하고 있고 지금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이 '안드로이드 웨어'를 통해 착용형 제품을 공식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구글은 '손 안의 컴퓨터'로 불린 스마트폰을 넘어 '입는 컴퓨터'로 불리는 착용형 제품까지 영역을 넓히게됐다.
특히 착용형 스마트 기기 가운데 이번에 공개된 제품이 모두 스마트 손목시계라는 점에 비춰보면 대중을 상대로 판매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 기기의 영역이 손바닥에서 손목으로 자리를 넓혀간 셈이 됐다.
이날 공개된 LG전자[066570]의 G워치와 삼성전자[005930]의 기어 라이브는 화면 모양이 사각형이며, 구글 플레이 온라인 매장에서 곧바로 주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모토로라의 모토360은 올 여름부터 시판될 예정이지만 발매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OS를 장착한 '삼성 기어2' 등을 시장에 선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드로이드 웨어는 일단 타이젠과 시장에서 경쟁 체제를 이루고, 이후 애플의 착용형 제품과도 일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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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기기를 넘어 안방까지…안드로이드 TV 선보여
스마트폰과 스마트 손목시계 등 착용형 스마트 기기들은 모두 휴대기기이지만, 가정에서는 휴대기기가 아닌 TV가 미디어 생활의 중심이 된다.
구글이 이날 안드로이드TV를 선보인 것은 가정의 미디어 허브(Hub) 역할을 하는 TV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의도로 관측된다.
실제로 구글은 2010년부터 소니, LG전자 등과 손잡고 구글TV를 내놨지만 시장에서 높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바 있는데 이번에 선보인 안드로이드TV로 재기를 꿈꾸는 모양새다.
안드로이드TV는 소니와 샤프, 티피비전(필립스TV) 등과 함께 만들어 올 가을에 출시될 예정이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게임 기능 등을 갖췄다.
이 플랫폼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으면 스마트TV 등 기존의 TV시장은 물론이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등 콘솔(가정용) 게임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안방을 넘어 자동차까지…스마트카 시대 오나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내비게이션이나 카오디오 대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글이 이날 안드로이드 오토를 내놓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의 음성인식·상황인식 기능인 '구글 나우'와 닮은 사용자환경을 지닌 자동차용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 오토' 실물 공개'안드로이드 오토' 실물 공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구글 I/O 2014' 개발자 회의 현장에서 공개된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현대자동차 쏘나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자동차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연동하면 지도와 음악, 음성검색, 알림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글 나우가 사용자의 평소 생활주기를 인식하기 때문에 출근길에 자동차의 시동을 켜면 자동으로 교통 정보를 검색해 직장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가능한 셈이다.
연내 출시될 이 플랫폼은 국내 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000270]와 LG전자 등도 협력사로 참여한다.
◇ 저가 스마트폰도 더 꼼꼼하게…인도 제조사와 협업
애플이 주로 최고가와 중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달리 구글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제조사들이 저가형 제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조사별로 성능이 천차만별이라 소비자의 불만도 많았다.
구글은 신흥시장의 대표격인 인도의 마이크로맥스와 협업해 100달러 미만의 저가형 표준 스마트폰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원'을 내놨다.
이 정책을 통해 구글은 저가형 제품의 표준을 대외적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됐다. 형편없는 제조사가 만든 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가 안드로이드 자체에 실망하는 일을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애플과 스마트폰 플랫폼 승부를 벌이면서 자신들이 이미 강점으로 갖고 있는 저가 시장에서 좀 더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관측된다.
첫 안드로이드 원 단말기는 화면 크기가 4.5인치이며 FM라디오 수신기와 SD카드, 듀얼심 슬롯 등을 갖췄다.
구글은 이들 새 플랫폼을 이용해 '구글 에브리웨어', 곧 전 세계 어디나 구글의 시스템으로 굴러가는 세계를 꿈꾸고 있는 모양새다.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