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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 브랜드에 이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형 디젤 시장에 가세하며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SUV부터 세단 디젤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독일차 브랜드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2일 현대차가 그랜저 디젤 성능을 디미어에 첫 공개하고 검증에 들어가는 데 이어, 르노삼성도 기흥 중앙연구소에서 SM5 디젤 간담회를 갖고 공세를 본격화 한다. 앞서 지난 3월 한국지엠이 선보인 말리부 디젤은 내달 2015년형으로 다시한번 승부수를 던진다.
말리부 디젤에서 이미 수준급 성능과 소음‧진동 개선, 탁월한 연비를 확보하면서 SM5 디젤과 준대형급 그랜저 디젤도 기대치가 커지고 있다. 디젤차를 통해 국산 중형 이상 세단 시장이 부활할 수 있을지 각 모델별 성능을 정밀 진단해봤다.
◇독일차 정조준 '그랜저 디젤'
현대차가 2012년 내놓은 i40 1.7 디젤 중형 세단의 부진을 준대형급 그랜저 디젤로 만회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i40 1.7 VGT은 쏘나타보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제품 간 차별화를 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실패 원인이었다.
때문에 이달 선보인 그랜저 2.2 디젤에 대한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다. 수입차를 겨냥한 차급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5000만원대 독일 디젤과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될 전망이다.
그랜저 디젤은 R2.2 E-VGT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0kg·m에 복합연비가 리터당 14.0km로 고성능과 연료 효율성을 겸비했다.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엄 모델은 첨단 편의사양이 눈길을 끈다. 18인치 휠과 블랙베젤 HID헤드램프,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이 기본으로 적용됐고 파노라마 썬루프(110만원), 네비게이션 패키지(109만원),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88만원) 등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
◇ 르노 심장과 獨 변속기 무장 'SM5 D'
르노삼성은 SM5 디젤은 전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르노 1.5 dCi 디젤 엔진과 독일 게트락사(社)의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장착돼 제품 완성도를 높였다.
리터당 16.5km의 연비를 갖췄다. 고효율 다운사이징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통해 하이브리드카에 버금가는 연비를 확보한 것. 가격도 2,500만원~2,700만원대로 가솔린 모델과의 차이를 최소화했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넉넉한 실내 공간 또한 강점이다.
드라이빙 스타일은 승차감과 정숙성에 초점을 맟춰, 부족한 출력과 토크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경쟁력을 위해 고급 편의사양이 대거 제외됐다. 파노라마 선루프, 18인치 휠, 바이-제논 어댑티브 헤드램프, 하이패스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장치, 2열 열선 시트 등 중형 세단 고객들이 선호하는 옵션들을 선택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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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리부 디젤, 유러피안 퍼포먼스
말리부의 강점은 독일 오펠 2.0 CDTI 엔진과 일본 아이신 2세대 6단 자동변속기.
오펠 2.0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35.8kg·m의 성능을 갖췄다. 특히 실용 주행구간(1,750~2,500rpm)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오버부스트 기능을 통해 순간적으로 최대 38.8kg·m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배기량 차이가 존재하지만, 현대차 i40나 르노삼성 SM5 디젤보다 높다.
여기에 단단한 드라이빙이 돋보인다. 독일산 파워트레인이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 등과 조화를 이뤄냈다. 무거운 차체 중량과 느린 변속 반응 등의 비판을 받았던 기존 가솔린 모델과 전혀 다른 ‘운전의 재미’를 제공한다.
한국지엠이 BMW 320d, 폭스바겐 파사트 등과 비교시승을 진행할 정도로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 여기에 초고장력강판을 통해 충돌안전성도 확보했다.
연비는 3개 차종종 가장 낮다. 무거운 공차중량(1,645kg)으로 연비가 리터당 13.3km 수준이다. 2015년형은 74만~117만원까지 트림별 가격이 인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