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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CJ그룹이 당초 계획했던 국내외 투자에서도 주춤하면서 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을 잃어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CJ그룹에 따르면 당초 올 상반기 투자 목표는 1조3000억원. 하지만 실제 투자된 금액은 약 8200억원 선에 머물렀다.
이에 앞서 CJ그룹은 지난 2010년 1조32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으로 매년 액수를 늘리며 투자에 속도를 내왔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외식과 문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 규모를 예정보다 20% 초과집행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이재현 회장이 구속된 이후 투자의 규모 축소는 물론, 그나마도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실제 CJ그룹의 지난해 투자액은 2조6000억원으로, 이는 당초 계획보다 20% 적은 액수다. 올해 역시 2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했지만, 현재 분위기상 목표 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가 주춤하며 글로벌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하는 추세다. 2012년에는 해외사업 비중이 29%였으나 지난해에는 23%까지 줄었다.
현재 투자가 보류된 사업은 CJ대한통운이 지난 1월 충청지역에 물류 터미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2000억원을 투입하려다 보류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미국과 인도 물류 업체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협상 단계에서 보류한 바 있다. -
이 같은 현상의 해외사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 초 CJ가 야심차게 계획했던 CJ CGV의 해외 극장 사업 투자가 지연되고 있으며, CJ오쇼핑의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대도 보류된 상태다.
CJ제일제당은 생물자원 사업부문을 글로벌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베트남과 중국 기업의 M&A를 추진했으나 이 역시도 최종 인수 직전 단계에서 중단됐다. CJ 푸드빌은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 매장 출점 계획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한편,1600억원대 배임·횡령 및 조세포탈 등의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8월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면역체계 약화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과 설사 등을 이유로 수차례 서울구치소와 서울대병원을 오가고 있으며, 이번 형집행 정지는 오는 8월 22일 오후 6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