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저축銀, 일본계 큰손 대공습…서민금융 급속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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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 내 일본계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동안 대부업계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일본계 자본은 최근들어 국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 제도권 금융영역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계 자금은 저금리를 무기로 한국 시장에 속속들이 진출하기 시작했다.

지난 1999년 10월 '러시앤캐시'로 알려진 에이엔피파이낸셜이 처음 국내에 진출한 후, 산와머니(2002년)등 일본계 대부금융사들이 잇따라 건너오기 시작했다. 이들 업체를 2001년에는 8개 업체, 2005년 4개업체 등 지금까지 총 20여개 업체가 국내에 진출했다.

지난해 6월 현재 일본계 대부업체들의 대부 잔액은 총 4조4000억원. 국내 대부업 전체 8조1000억원의 55.1%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계 업체들은 대부잔액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신용대출 비중이 98%가량에 달하는 등 대출금 대부분을 신용대출로 운용하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저축은행업계에서도 일본계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일본계 대부업체는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2010년 12월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한 OSB저축은행, 2012년 10월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한 친애저축은행, 지난해 3월 현대스위스 계열 저축은행을 인수한 SBI저축은행 등 6개사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계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5조6395억원으로 저축은행 전체 자산(38조9727억원)의 14.5%를 차지했다. 총 대출 규모도 4조2289억원으로 저축은행 전체 대출(29조4366억원)의 14.4%에 달했다. 일본계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은 1조4000억원으로 전체 5조3000억원의 25.9%를 차지했다.

특히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한 친애저축은행의 모기업인 일본 제이트러스트가 지난달 중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의 자회사인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을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본계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일본계 대부업체의 잇따른 저축은행 진출 등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계 저축은행이 일본 모기업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고금리 대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일반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적용해 서민의 재산 형성을 돕는다는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에 일본계 금융기관들은 국내 금융사와 동일한 기준으로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으면서 서민들의 금융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