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도 기다려주지 않는 소비자... "혁신 늦어지면 곧바로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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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이 이르면 12일 오후 법정관리에 들어갈 전망이다. 23년 동안 국내 핸드폰시장 3위를 달려왔지만 최근 부진으로 자금난을 견뎌내지 못한 탓이다.휴대전화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시장을 떠난 것처럼 팬택도 그간의 명성을 뒤로하고 쓸쓸하게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이날 오전 회의서 법정관리 쪽으로 가닥을 잡고, 빠르면 오후쯤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늦어도 14일 이전에는 법정관리에 대한 결정이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당초 워크아웃을 재개한 팬택은 이통사에 추가물품 구매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하면서 자금줄이 막히게 됐다. 채권단도 추가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11일 협력사 대금 만기가 돌아왔지만 팬택은 끝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법정관리로 의견을 모으게 된 것이다.팬택 사태를 놓고 업계에서는 전자기업의 몰락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시대를 이끌던 휴대폰 제조사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추락이 국내 업체에게도 재현된 것이다.전자업계의 몰락이 남의 일이 아니라 어느 기업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에 번지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노키아와 모토로라 몰락의 공통점은 한때 1위에 만족하면서 혁신에 늦게 대응했기 때문"이라면서 "팬택 역시 급변하는 스마트폰 환경서 기술만 있고, 혁신에 뒤쳐진 결과이며, 이를 가장 먼저 알아보는 건 소비자"라고 설명했다.노키아와 모토로라, 팬택 등 수많은 휴대폰 제조사들은 후발주자에 점유율을 내주면서 빠르게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전자업계의 경쟁이 치열해 진 탓이다. 방심하면 후발주자에게 뒤쳐지고 시장서 버림받는 게 전자업계의 경쟁 구도로 자리잡았다.팬택의 운명은 법원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날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은 1주일 안에 채권·채무 관계를 동결하고, 1개월 이내에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한다.팬택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팬택 협력사 550여곳 중 일부는 차압이 시작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