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조사' 욕설 판매...수백억 제재도 임박오너는 8개월새 자산 3조 불려
  • ▲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뉴데일리 DB
    ▲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뉴데일리 DB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 옹색한 갑질로 이래저래 체면을 구기게 됐다.

     

    장장 1년을 끌어온 대리점 판매강요 등 슈퍼갑질에 대한 공정위의 수백억대 과징금 처벌을 코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방문판매원을 일방적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이른바 '직원 빼돌리기' 혐의로 먼저 제재를 받게 됐다.

     

    ◇ 판매원 빼돌리는 초라한 甲질

     

    공정위는 18일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남용 혐의를 적용해 시정명령과 함께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모레는 신규 대리점이나 직영점을 개설해 영업망을 확충할 때나 판매실적이 부진한 특약점에 대한 압박용으로 판매원들을 임의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이렇게 이동한 판매원은 모두 3482여명으로 아모레 전체 방문판매사원 3만4000명의 10%가 넘었다.

     

    이 가운데 기존의 특약점에서 타 특약점으로 이동한 판매원은 2157명, 직영영업소로 이동한 방문판매원은 1325명이었다.

     

    특약점은 방문판매원을 모집·양성하는 등 방판기반을 확대해서 판매를 늘릴수록 매출이익이 커지는 구조로 특약점이 세분화될 경우 해당 점주의 매출은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

     

    실제 아모레가 이동시킨 판매원들은 직전 3개월 평균 매출이 82억원에 달하는 최우수 사원들로 이들이 빠진 특약점은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매출 부진에 빠졌다.

     

  • ▲ 세분화 대상을 분류한 아모레 내부 문건ⓒ제공=공정위
    ▲ 세분화 대상을 분류한 아모레 내부 문건ⓒ제공=공정위

     

    아모레는 이같은 점을 이용해 장기간 성장이 정체되거나 영업정책에 비협조적인 특약점을 세분화 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서울사무소 김성삼 총괄과장은 "이 사건은 유사 심결례가 없어 고심을 많이했지만 적극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며 "그동안 본사-대리점간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우월적 지위 남용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 아모레-대리점주 상생회의ⓒ아모레 홈페이지 캡처
    ▲ 아모레-대리점주 상생회의ⓒ아모레 홈페이지 캡처


    ◇ 욕설 판매강요 수백억 과징금 임박


    한편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벌여온 아모레퍼시픽의 '대리점 쪼개기'와 '밀어내기'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최근 모두 마무리 짓고 구체적인 제재수위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욕설파문으로 인해 제2의 남양유업 사태로 불릴 만큼 파장이 컸던 데다 매출액도 남양의 3배가 넘어 과징금 규모는 남양의 123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화장품 업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아모레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며 세계 20대 뷰티업체로 성장했지만 그동안 판매점들을 상대로 한 밀어내기와 판촉물 구입강요, 강압적인 대리점 관리, 디자인 표절, 과대광고 등으로 잦은 논란을 일으켜 왔다.

     

    하지만 중국시장과 면세점 판매호조로 올들어 주가가 급등하면서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에 이어 사상 세번째로 200만원대를 돌파한 황제주로 등극했다.

     

  • ▲ 아모레퍼시픽 그룹 서경배 회장ⓒ뉴데일리 DB
    ▲ 아모레퍼시픽 그룹 서경배 회장ⓒ뉴데일리 DB

     

    서경배 회장의 주식가치도 급격히 늘어나 지난해 말 2조7000억 원에서 6조원으로 8개월 만에 3조3000억원이 불었다.

     

    11조원의 이건희 삼성그룹회장과 7조원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륩회장의 뒤를 이은 우리나라 주식부호 3위로 정 회장과의 차이도 어느새 7000억원 이내로 좁혀졌다.

     

    서회장은 또 지난해 155억원의 고배당금을 받은 데 이어 올 상반기 유통가 등기이사 중 가장 많은 23억59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화제를 모았다.

     

    나날이 몸집을 불리고 있는 아모레 퍼시픽이 진정한 뷰티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상생과 공생의 어우러짐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