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의 정유 회사 JX에너지, 자국내 석유소비 줄어 아시아 시장 진출 검토인도네시아, 베트남 석유소비량 증가세 높아 정유공장, 주유소 진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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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최대의 정유회사인 JX에너지(JX Nippon Oil & Energy Corp)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정유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본 내 석유 소비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 진출을 고민해오던 JX에너지가 성장 가능성이 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진출을 통해 아시아 시장 내 석유 다운스트림 투자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는 19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JX에너지가 인도네시아·베트남에 정유 공장을 짓고 주유소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츠토무 스기모리(Tsutomu Sugimori) JX에너지 대표는 "인도네시아·베트남은 탄탄한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데다 외국 투자자에 열려있기 때문에 투자하기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꼽힌다"고 밝히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스기모리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정제 설비 업그레이드, 정제 규모 확대, 노후화 된 정비 시설 개선 작업 등이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JX에너지는 인도네시아 시장 진입을 위해 정제 설비와 주유소 서비스 네트워크 확보 등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에너지부의 3월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내 석유 수요는 지난 10년 동안 5분의 1로 줄었으며 향후 5년 내 8%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경우 석유 수요가 매년 1~2%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원유 정제 규모는 일일 100만 배럴로 자국 수요의 3분의 2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베트남은 중 쾃 정유공장(Dung Quat refinery)은 일일 13만 배럴을 생산해 베트남 자국 수요의 3분의 1만을 충족시키고 있어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거기다 두 나라 모두 고가의 석유 제품 수입을 줄이기 위해 자국 내 원유 정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에게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 

    베트남은 최근 국민들의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난 2012년 기준 오토바이 판매량이 35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에 이어 4번째 규모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인도네시아는 오는 2018년 세계 최대의 가솔린 수입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새로운 정제 시설 설립을 위한 로드쇼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있다. 거기다 두 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JX에너지는 현재 중국, 싱가포르, 중국 등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JX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의 손자회자인 SK종합화학과 96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울산에 100만t규모의 파라자일렌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며 SK루브리컨츠와 지난해 합작한 윤활기유 울산3공장을 가동해 하루 3만9000배럴을 생산 중이다. 

    JX에너지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이나 구체적인 투자 규모 등을 밝힐수는 없으나 최근 다양한 동남아시아 기업과 정부 관계자를 만나 석유 사업에 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JX에너지는 이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윤활기유 공장을 가동 중이며 올해부터 인도네시아에 디젤 수출입 사업을 시작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해외 투자 욕구도 높은 상황이다.

    페트로베트남은 오는 2020~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한 일산 20만 배럴 규모의 롱손 정유공장(Long Son refinery)에 70억~80억 달러를 투자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 다만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위원회가 석유제품 시장 개방을 승인하지 않아 소매 부문에 대한 해외 투자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3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정제 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며 태국 최대의 석유회사인 PTTGC(PTT Global Chemical Pcl)는 오는 2020년까지 공동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통해 원유 정제 능력을 현재의 3배로 늘릴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다 하더라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모두 해외 투자가 쉬운 지역은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 20년 간 정제 프로젝트를 제안한 해외 파트너들과 사업을 진행한적이 없었으며 베트남의 경우는 주요소와 같은 소매 부분은 해외 투자에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국영 기업인 페트로베트남이 해외 투자자와 함께 중 쾃 정유공장 증설을 논의했으나 재정적 문제로 끝내 결렬된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년 간 정유 사업과 관련한 수많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으나 누구도 초기 단계를 넘어선 적이 없었다. 지난해 쿠웨이트 페트롤리엄과 사우디 아람코 등과 추진한 공동 프로젝트 또한 세금 문제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JX에너지가 성공적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게 될 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사상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정유 4사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또한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JX에너지의 동남아시아 정유 사업 진출을 관심있게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