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진통 끝에 비정규직發 노사갈등 해소 울산공장 인원 빠지며 '미완 합의'란 지적도
  • ▲ 사진제공=연합뉴스
    ▲ 사진제공=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사가 비정규직(사내하청) 근로자의 정규직 채용 문제와 관련해 최종 합의를 봤다. 이로써 비정규직발(發) 현대차 노사의 갈등이 10년 진통 끝에 해소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오후 현대차 비정규직 아산·전주 공장 노조는 전날 도출해낸 '비정규직 정규직 특별채용 잠정합의안'의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아산·전주에서 161명, 268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결과 각각 92명(57.1%), 192명(71.6%)이 찬성표를 던지며 최종 66.2%의 찬성률로 합의안이 가결됐다.

    합의 내용은 △2015년 말까지 비정규직 근로자 4000명을 정규직로 특별채용 △노사간 모든 민형사상 소 취하 △2010년 이후 해고된 근로자 복직 등을 골자로 한다.

    현대차는 당초 오는 2016년까지 비정규직 근로자 3500명을 신규채용 방식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노조 측에 제시해왔다.하지만 이번 투표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인원 폭이 확대됐고, 시기도 앞당겨졌다.

    특히 신규로 채용한다는 방침 때문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쌓였던 불만도 해소됐다. 사측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기존 근속기간 중 3분의 1을 인정해 특별 채용키로 했다. 예를 들면 3년 일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1년의 경력을 인정받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또 2016년부터 회사가 정규직을 채용할 때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를 일정 비율로 우선 채용하게 된다. 현재 현대차의 울산·아산·전주 공장에 소속된 비정규직 근로자는 5500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4000명을 제외한 나머지 혜택받지 못한 인원들에 대해서도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반드시 특별채용을 하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노사 양측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및 '손해배상소송' 등을 철회하기로 했고, 2010년 이후 아산·전자 공장에서 징계해고된 비정규직 근로자 56명을 6개월 이내에 사내하청업체로 재입사 시키는데도 합의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근로자가 가장 많이 포진한 울산공장의 인원들이 이번 합의에 참여치 않아 현대차의 비정규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5500여명의 현대차 전체 비정규직 인원 중 울산공장에만 약 4000명의 인원이 배치돼있다.

    울산공장 인원들은 지난 18일 이뤄진 특별협의에도 불참하며 '전원 정규직화과 이뤄지기 전까지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규직 채용 기준과 관련해 노조 내부에서도 혼선을 빚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 2000명을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한 상태다.

    노조 측 한 관계자는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들에게도 이번 합의안을 소급해 경력을 인정해줘야할 것인지 아닌지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 말했다.

    또 그는 "5500여명 중 2000명만이 내년까지 우선채용되는 만큼 비정규직 인원들 간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어떤 기준으로 누굴 뽑느냐를 두고도 향후 문제가 붉어질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