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체 '13억 인구' 발판 폭풍성장, 글로벌 행보까지
삼성전자, 현지 마케팅 협력관계 주력… LG도 중국잡기 사활
  • ▲ 방한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4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전시관이 개설된 영빈관으로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 방한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4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전시관이 개설된 영빈관으로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2014년 전자업계의 이목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하나는 '메이드인 차이나'라는 불량 인식을 벗어던지고 폭풍 성장을 이룬 중국 로컬업체에, 다른 하나는 '중국 공략'에 전사적 전략을 집중시키는 글로벌 제조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발 전자 돌풍이 이미 글로벌 전자업계를 들었다 놨다 하는 모양새다. IT강국인 한국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삼성이나 LG 등 글로벌 제조사는 중국시장에 대한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무섭게 쫓아오고 있는 중국 제조사를 따돌리면서 가장 큰 단일시장인 중국을 저성장 타파의 거점으로 꼽았다.  

한중 수교 22주년을 맞은 2014년. '중국'이 전자산업의 승패를 결정할 전쟁터로 급부상했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 내수 시장 발판으로 급성장… 샤오미, 하이얼 등 글로벌 진출

중국 제조사들의 돌풍은 '내수 시장'부터 몰아치기 시작했다.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몸집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스마트폰 시장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4%로 1위에 올랐다. 중국 시장서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점유율 12%로 2위에 밀려나게 됐다. 

주목할 부분은 샤오미의 성장세다. 지난해 5%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샤오미가 1년 만에 240%의 점유율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샤오미의 성공 전략은 가격정책에 있다.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제품을 직접 판매함으로써 유통 마진을 최소화했다. 샤오미는 약 35만원짜리 스마트폰으로 고객을 끌어 모았다. 보급형 제품은 10만원대로 브랜드를 가진 제품 중에는 최저가에 속한다.

화웨이도 마찬가지다. 통신설비 업체인 화웨이는 현지 이통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 지 몇 년 만에 내수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중국 제조사들의 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힘도 컸다. 자국 기업을 노골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을 펴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다. 

최근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는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국영 통신업체에 마케팅 비용을 20%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여기에는 보조금 등이 포함돼 있어 프리미엄 급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대신 저렴한 자국 스마트폰은 수혜를 보게 된다. 

중국 제조사들은 가전시장서도 선전하고 있다. 가전 업체 하이얼은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대표 기업이다.

국제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하이얼은 지난해 글로벌 대형 가전 시장서 9.7%의 점유율을 기록,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세탁기와 냉장고 등이 점유율을 견인한 것이다. 하이얼의 지난해 총 매출은 1803억 위안(약 30조원)으로 중국 내수시장에 글로벌 시장 확대까지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전자업체들은 한국이 일본을 따돌린 것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라면서 "소니나 파나소닉과 같은 일본 업체들이 한국에 1위 자리를 내어 준 것처럼 국내 업체들도 중국의 성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제조사들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브랜드파워 등으로 중국과의 격차를 벌려야한다"고 했다. 
 
  • ▲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가동했다.ⓒ연합뉴스
    ▲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가동했다.ⓒ연합뉴스

  • ◇ 중국 잡자… 13억 시장으로 뛰어든 국내 업체들

    국내 전자업체도 중국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기에 전자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상위 5%안에 드는 부자들의 숫자도 많아 프리미엄 제품과 저가제품의 수요가 동시에 높은 곳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의 수요에 맞춰 프리미엄과 보급형으로 스마트폰, TV의 라인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서 LTE를 주요 타깃으로 정했다. 올해부터 중국이 LTE를 본격 시작하기 때문에 연말까지 시장 수요가 1억 5000만대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해 점유율을 늘리고, 프리미엄 갤럭시 라인으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TV에서는 현지화 전략이 더욱 두드러진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취향을 고려해 로고와 스탠드에 붉은색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았다. 8을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중국 소비자의 심리 반영, TV 스탠드를 '숫자 8'의 형태로 디자인하기도 했다. 

    덕분에 삼성은 올 1분기 5.2%에 불과했던 중국 UHD TV시장 점유율을 2분기에는 32.1%까지 끌어올렸다. 중국 6대 TV업체(스카이워스·하이센스·창홍·TCL·콩카·하이얼)의 점유율 합계도 2분기 56.5%로 전 분기보다 28.5% 떨어졌다. 삼성의 현지화 전략이 중국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중국 현지 생산 공장을 짓는 등 과감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신규로 건설된 메모리 반도체 공장서 본격적인 제품 생산을 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미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 3거점 체제'를 구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중국 시장서 예상되는 수요를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도 중국에 집중돼 있다. 지난달 .이 부회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일정에 맞춰 서울 신라호텔에 마련된 삼성전자 특별전시관서 직접 안내를 맡았다. 

    인맥이나 친분을 중시하는 중국 고위 관료들과의 친밀감 형성은 물론 삼성 대중국 전략에 무게를 싣는 행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중국과 협력 관계를 쌓으면서 전략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 ▲ LG전자는 G3모델 배우 이민호를 앞세워 G3홍보를 하고 있다.ⓒLG전자 제공
    ▲ LG전자는 G3모델 배우 이민호를 앞세워 G3홍보를 하고 있다.ⓒLG전자 제공

  • LG전자는 중국 시장 점유율 확보가 시급하다. 스마트폰과 TV 등의 가전서 중국 현지 제조사에 밀려나 점유율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서 1% 미만의 점유율을 뒤집기 위해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G3를 들고 중국시장에 출격했다. 차이나 모바일,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 등 3대 이통사에 동시에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류스타인 배우 이민호를 G3 모델로 선정해 중국서 팬사인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G3 마케팅에 나섰다.

    UHD TV서도 1% 대의 점유율 극복이 과제다. LG전자의 UHD TV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가고 있다 보니 가격으로 맞서는 중국 현지 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중국 내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5일 세계최초로 UHD OLED TV를 출시한 LG전자는 프리미엄 기술력으로 중국시장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을 선점하고 중국으로 뻗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