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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지주사 임원 및 계열사 CEO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재판부가 이재현 회장에 대한 항소심을 실형 선고함에따라 총수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14일 CJ그룹에 따르면 CJ 주요 계열사 CEO들은 지난 12일 저녁 남산 CJ주식회사 사옥에서 이채욱 부회장 주재로 비상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항소심 재판부가 이재현회장에게 3년 실형을 선고한 것과 관련해 "무엇보다 (이재현 회장) 건강이 이 상황을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날"총수 부재 장기화에 따른 조직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CEO들이 현장에서 잘 대처해주길 바란다"며 "어떻게든 지혜를 모아 현 상황을 잘 대처하고 무엇보다 본업인 경영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어려울 때 일수록 조직 관리를 철저히 하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하려는 마인드 셋(Mind-set) 강화가 필요하다"며 "각 조직에서 중심을 잡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CJ주식회사 주요 임원들은 주말에도 대부분 출근해 경영차질 장기화에 따른 대처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고위 관계자는 향후 경영과 관련해 "일단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이 책임경영하고 그룹 주요현안에 대해선 그룹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총수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함에 따라 경영차질을 넘어 본격적인 침체 상황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J그룹은 지난해 7월1일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자 곧 바로 손경식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이채욱 CJ주식회사 대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등을 멤버로 한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시켜 회사의 주요 현안을 처리해왔다. 동시에 각 사 전문경영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책임경영을 강화해 총수 부재상황을 대처해왔다.하지만 그룹의 구심적 역할을 해온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대규모 투자나 M&A관련 주요 의사결정이 계속 지연되면서 수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잇따라 무산되는 등 경영차질이 본격화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현금 흐름과 단기 실적 위주의 보수적 경영에 치중하고 투자타이밍을 놓치면서 미래성장성이 크게 저하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집행유예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재판 결과에 대한 충격 또한 적지않은게 사실"이라며 "그룹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지만 어떻게든 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한다는데 전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