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전기차 中에 경쟁력 밀려 … 특단의 조치'자동차 행동 계획' 준비 … 현지 생산 의무화K-배터리, 헝가리·폴란드 공장 가동률 높아질 듯
  • ▲ 유럽 전기차ⓒ연합뉴스
    ▲ 유럽 전기차ⓒ연합뉴스
    유럽이 전기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지 배터리 사용을 의무화 할 방침이다. 한때 '자동차 명가'로 불렸던 유럽이 중국에게 내준 전기차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유럽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에 전기차 캐즘을 이겨낼 '가뭄의 단비'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오는 5일 '자동차 행동 계획' 초안 발표한다. 

    유럽 전기차의 경쟁력을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의 전기차만큼 끌어올리는 게 주 골자다. 

    이번 초안엔 EU 판매 전기차에 현지 생산 배터리 의무 탑재량을 늘리는 방안도 포함된다. 

    EU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도 검토된다. 

    또한 EU 27개국은 기업들에게 법인용 차량을 구매할 때 전기차를 구매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법인용 차량은 EU 신차 시장의 60%를 차지한다.

    유럽 완성차 기업들은 BYD 등 중국 경쟁 업체들에 밀려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은 193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본거지인 독일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지난해 말 검토하기까지 했다.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만큼 이를 현지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EU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반사이익은 K-배터리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폴란드에, 삼성SDI는 헝가리에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EU는 전기차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을 펼쳐 K-배터리 기업들이 피해를 봤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EU 주요 국가들은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하거나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저가 중국산 전기차가 EU 시장에 쏟아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내린 조치였으나, 멀쩡히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유럽 완성차 기업들과 여기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한국 기업들까지 유탄을 맞았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 캐즘으로 공장 가동률이 매우 저조한 상태다. 예를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은 브로츠와프 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1월 30%대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 그만큼 고정비가 줄고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K-배터리는 유럽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일찍부터 구축해 뒀기 때문에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