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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산하 국책연구원들이 흥청망청이다.
본업인 연구는 뒷전인 채 연구비를 쌈짓돈 삼아 마구잡이로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장관급 차량에 호화관사까지 치장하기에 더 바쁘다.
8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의 방만경영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이 제시한 감사 자료에 따르면 행정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지난해 8월5일부터 같은 해 12월9일까지 12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고도 경상 경비로 처리했다.
사용내역은 선식과 오이, 고구마, 알타리 구입이었다.
김상민 의원도 "기관별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4년간 3억6000만원 가량의 비상식적인 사용행태가 있었다"며 부정사용에 대한 관리 감독을 요구했다.
연구원들은 주점, 칵테일바, 유흥주점 등에서 카드를 사용하고 업무 시간에 버젓이 법인카드로 영화를 보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연구원의 양심불량을 꼬집었다.
김기준 의원은 "행정연구원장은 연구사업비 편성 예산으로 명품 '에르메스' 넥타이를 사거나 고가의 향수를 구입하고 외국 출장 때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등 사적으로 사용한 경우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박병석 의원은 "KDI 등 일부 연구원들은 해외 주최측에서 일반석 항공권을 제공하겠다는데도 공금으로 비즈니스석을 자체 구입하거나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개인 용도로 마일리지를 적립한 것 아니냐"고 캐물었다.
민병두 의원은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산하 26개 중 15개 기관이 안식년 대상 연구원에게 기본연봉 외에 성과급과 복리후생비, 기타 지원금 등 각종 수당으로 9억 5000만원을 지원했다"며 "안식년에도 각종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모럴해저드"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은 사전 자료에서 연구원들이 기관장 관사를 매입·임차하는 과정에서 관련 근거를 위반하고 호화관사로 꾸미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 기준의 임시사택 전용면적은 85㎡이지만 한국개발연구원(119㎡), 에너지경제연구원(110㎡), 경제인문사회연구회(101㎡), 대외경제정책연구원(101㎡) 등은 모두 규정을 초과했다.
기관장들은 전용차량 배기량 기준을 장관(급) 3300cc, 차관(급) 2800cc 수준으로 정한 권익위 권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산하 23개 연구원을 관리해야할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권고를 무시하고 이사장 전용차량을 3800cc급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다른 연구원들도 대부분 3200cc급 차량을 연구원장 차량으로 사용중이다.
권고사항을 지키고 있는 곳은 보건사회연구원, 여성정책연구원, 법제연구원, 교통연구원 4곳에 불과했다. 교통연구원장은 2000cc급 소나타 하이브리드 차량을 타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본업인 연구실적도 관행이란 이름으로 표절이 난무하는 등 초라하긴 마찬가지다.
김기준 의원의 사전자료에 따르면 표절 및 중복게재 의심사례가 2011년 308건, 2012년 120건에 달했다.
유의동 의원은 연구회와 소속연구기관들이 지난해 연말 성과급으로 1인당 최고 1800만원을 받아갔지만 사회공헌사업은 아예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회 소속연구기관 13곳의 지난 한햇동안 사회공헌사업 집행 금액은 1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