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성장률 7.3%…GDP 해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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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래프=하이투자증권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되면서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외 변수에 민감한 국내 증시가 외국인들의 투자 성향에 따라 급락을 거듭하는 현 상황에서 중국의 추가 부양책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를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 빗대어 가늠하는 투자심리가 있어 중국의 추가 부양책 유무가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중국 통계국은 전날 올 3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7.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7.2%)보다는 소폭 상회한 수준이지만, 리먼사태 직후인 2009년 1분기(6.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현재까지 올해 누적 성장률은 7.4%로, 중국이 당초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치(7.5%)에도 못 미친다.

이처럼 중국의 경기둔화가 확인되자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과거 중국 성장률 7.5%는 하한선 개념이었으나, 현재는 이 수치가 상한선 혹은 평균값을 의미하는 수치가 되면서다.

또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등 국제적인 경제전문지들은 일제히 중국 3분기 성장률 하락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의 민간 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중국 경제가 2015~2019년 사이에 연평균 5.5%, 2020~2025년 사이에는 연평균 3.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는 등 전망이 부정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2015~2019년 성장률 6.6%, 세계은행의 7.0%보다도 비관적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7%대 성장률을 사수하기 위한 정책대응을 펼칠 것이란 관망이다.

김경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성장에 대한 눈높이는 낮춰도 경기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제로 중국정부는 올 상반기 이후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가 약화됐고, 경기둔화로 인한 리스크 방지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에도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통화완화 정책을 핵심으로 적극적인 경기방어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은애 NH농협증권 연구원도 "중국 3분기 GDP가 22분기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중국 경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확대됐지만 이에 대응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도 높다"며 "아직 중국 정책 당국은 지준율이나 금리인하와 같은 적극적인 부양 카드는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말이나 내년도 경제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부양책이 시행될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GDP 성장률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이 나오면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은 필요하지 않을 거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7.3%의 성장률은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중국 경제 성장률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평가하면서 중국 정부가 별다른 노선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실제, 중국 증시는 이날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대비 0.56% 하락한 2326.55에, 선전종합지수는 1.11% 내린 1316.03으로 거래를 마쳤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GDP 및 양호한 9월 실물경제지표로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거시 부양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며, 기존의 미세 조정 방식의 경기 조절 정책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전체 지급준비율 인하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 가능성도 낮아진 것으로 평가되며,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전체 유동성을 확대하기보다는 PSL, 모기지 대출 규제 완화 등 미시적 정책을 중심으로 안정화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도 "중국이 기록한 7.3%의 GDP 성장률은 정부가 예상했던 범위 안에 있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경기 부양정책 시행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관측했다.

한편 연초부터 3분기까지 중국의 GDP 누적 성장률은 7.4%로, 4분기에 큰 이변이 없는 한 7.5% 달성은 힘들 것이란 관측엔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김종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시장 침체에도 수출 증가와 꾸준한 민간소비 확대로 7% 중반대의 성장이 지속돼 올 한해 7.4% 내외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