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마케팅 "팔수록 손해" 우려... "아직은 'LCD'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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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엘이디(OLED)가 TV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만큼 무르익은 기술이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OLED가 신기술이 장착된 TV인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시장에서 먹히려면 높은 가격과 짧은 수명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LED TV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종이처럼 가볍고 얇으면서 플렉서블(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제품도 만들어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LCD에 비해 색을 재현하는 능력과 응답 속도도 뛰어나다. 선명도에선 LCD가 OLED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다.


    무엇보다 OLED의 가장 큰 강점은 광원을 필요치 않는다는 점이다. 스스로 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광원(백라이트)이 없어도 된다. '자체 발광 기술'이 들어간 것이다.


    LCD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들은 광원을 공급받기 위한 모듈을 설치해야 하는데 OLED는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이 같은 모듈이 없어도 된다. 모듈을 없애는 만큼 제품 두께와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과 수명이다.


    OLED는 유기물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분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TV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자체 발광 기술 역시 모듈로 광원을 공급하는 방식보단 수명을 떨어뜨린다.


    가격도 50인치 TV를 기준으로 했을 때 LCD 기반의 TV보다 평균 2배 이상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OLED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TV가 아닌 수명에 영향을 덜 받는 휴대폰이나 태블릿 PC에 적용하는 게 맞다"면서 "기술개발 속도를 올리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OLED TV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아직은 판매나 마케팅이 아닌 기술개발에 몰두해야 하는 단계라는 게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LCD TV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OLED TV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LCD의 경우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두께는 얇아지고 해상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OLED의 강점을 LCD 기반 TV들이 상당 부분 따라잡고 있는 것이다. 화소 수만 놓고 보면 LCD 계열 중 최고라고 평가받는 UHD가 OLED보다 4배나 앞서 있다.


    OLED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LG전자는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보다 제품 가격을 4배 가까이 떨어뜨리면서 "팔수록 손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디스플레이 사업은 영업이익률이 상당히 낮은 편인데 가격을 절반 넘게 낮춘다면 손해가 클 것"이라며 "제품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확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