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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 코리아'를 노리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세가 매섭다.
중국 본토에서는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 ZTE 등 중국 4대 스마트폰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누구도 승패를 예측하긴 어렵다.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샤오미(13.82%)다. 이어 레노버(12.00%), 위룽(11.70%), 화웨이(10.93%) 등이 근소한 차이로 1위를 맹추격하고 있다. 이들 중국 업체 사이에서 삼성전자(12.18%)가 나홀로 악전고투하고 있다.
앞으로는 전쟁터가 하나 더 늘어날 전망이다. 새 전장은 바로 대한민국이다.
17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업체들은 한국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자신들의 옷을 입히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술은 제각각이다.
우선, 샤오미나 ZET, 레노버 등은 현재 공개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팬택을 인수해 한국 기술력을 단숨에 흡수하려는 모양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를 제외한 2~3개 중국기업과 인도의 마이크로맥스, 국내 상장사인 H사가 투자회사들과 손을 잡고 콘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의향서를 낸 걸로 알고 있다"면서 "정확한 윤곽을 알 순 없지만 중국기업들의 인수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웨이는 당초 팬택을 인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최근에는 한국에 들어설 자체 연구개발(R&D)센터에만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화웨이의 경우 팬택을 인수하기보단 R&D센터를 세워놓고 헤드헌터를 통해 국내 대기업 직원들에게 고액연봉을 제시, 데려오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기업들이 팬택을 가져가게 되면 막대한 양의 우리 기술들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다. 팬택이 보유한 자체 특허 건수는 4800여건에 이른다. 여기에 세계 최초 기록도 12건에 달한다.
입찰은 오는 21일시까지 진행되며 내달 5일 이전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이후 정밀 실사, 투자계약 체결, 회생 계획안 제출 및 인가 등을 거쳐 내년 3월 초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
이와 관련 팬택 노조 한 관계자는 "수년간 노력해 쌓아올린 기술들을 단숨에 중국에 넘겨줘선 안 된다"면서 "중국기업 손에 넘어가면 반대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최소한 '메니드인 코리아' 인지, '메이드인 차이나' 인지 구분이 안 되는 제품들이 쏟아지는 꼴은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