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영업점 통폐합… 대규모 희망퇴직 불가피
  • ▲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인력감축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흐린 날씨의 여의도 금융가 모습. ⓒ 연합뉴스
    ▲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인력감축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흐린 날씨의 여의도 금융가 모습. ⓒ 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조만간 대규모 인력감축을 실시할 전망이다.

저금리의 고착화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비대면(非對面) 채널 확대, 점포 유지 비용의 상승 등으로 적자 점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21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취임 이후 희망퇴직이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국민은행 직원은 지난 9월 말 현재 2만1399명이다. 우리은행(1만5366명), 신한은행(1만4570명) 등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직원 수가 많은 편이다.

국민은행은 강정원 행장 시절인 2005년 2200명, 민병덕 행장 시절인 2010년 3200명 등 신임 행장 취임에 맞춰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통상 2년치 급여를 보전해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희망퇴직이 성사될 경우 종전과 비슷한 2~3000명 규모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KB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노사 합의가 선결 조건"이라며 "하위급 사원에 비해 중간관리자급이 많은 '항아리 형태'의 인적 구조를 고려하면 필요성이 있는 건 사실이나, 아직 검토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400명 가량을 희망퇴직·임금피크제 대상으로 분류, 내년 초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민영화와 관련해 조직을 축소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여건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의 통합을 앞두고 이달 말 59명을 특별퇴직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와 합치면 113명으로 2011년(80명), 2012년(97명)보다 늘어난 수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임직원에 대한 강제 퇴출을 하지 않는 대신, 하나은행과 합쳐 매년 600명씩 자연 퇴직으로 내보내고 채용을 100~200명으로 축소해 자연스럽게 인력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와 인력 고령화 탓에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SC·씨티 등 7개 시중은행은 올해 1~3분기 총 인건비로 4조5774억원을 썼지만, 당기순이익은 3조7730억원에 그쳤다.

직원 1인당 순익을 급여로 나눈 생산성은 2011년 1.7배에서 올해 1~3분기 0.8배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인터넷·스마트폰뱅킹 등 비대면 채널의 증가, 부동산 임대료의 증가로 영업점 통·폐합이 늘어나는 추세도 무관치 않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은행 점포 7704곳 중 약 10%인 737곳이 적자를 냈다.  점포망 재정비와 비용 효율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