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신임 은행연합회장에 하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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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제12대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됐다. 사진은 KB금융 회장 후보군에 들었을 당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하 회장의 모습. ⓒ 연합뉴스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제12대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됐다. 선출 과정부터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는 하 신임 회장은 앞으로도 관치 시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영구 회장은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단독후보로 추천됐다. 그 직후 열린 총회에서 회원사들은 그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날 열린 이사회는 원래 명동 은행연합회관 회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회의를 막아 장소가 한 차례 변경됐다.

금산노조는 지난 24일에도 관치금융 척결과 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치며 회의를 막은 바 있다.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두고 금융당국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돌자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하 회장이 별다른 이변 없이 신임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그를 둘러싼 관치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하 회장은 지난 달 KB금융 회장후보군에 포함되면서, 14년 간 몸담아온 씨티은행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일각에서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현직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말이 흘러나왔다. KB금융 회장이든, 은행연합회장이든 둘 중 하나는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하 회장은 오랜 기간동안 씨티은행장으로 재직한 경험 때문에 금융권은 물론, 정관계와도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가 영입한 조윤선 전 부행장은 여성가족부장관을 거쳐 현재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그를 둘러싼 낙하산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관치 낙하산 인사가 사라지나 했는데 결국 사라지지 않았다"며 "관료 출신 인사가 아닐 뿐, 관치라는 악령은 여전히 살아있었다"고 분개했다.

하영구 신임 회장은 오는 12월 1일부터 3년간 회장 직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