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노조 "낙하산 인사 반복되면 과거 혼란 답습될 뿐"
  • ▲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국민은행 노조들이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 각 노조 제공
    ▲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국민은행 노조들이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 각 노조 제공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16일 2차 후보군 4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 국민은행 노조들이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노조들은 "낙하산 인사로 인해 KB금융의 위기가 초래했는데도, 또 외부 인사가 들어온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지부(제1노조)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국부유출 논란을 비롯, 금융당국의 내정설, 정치권의 지원설에 휩싸여 있으며, 경영악화로 인한 점포폐쇄, 구조조정, 본점 매각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인물이 있다"며 "이 인물이 후보에 포함된 점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낙조 1노조 위원장은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이제 다시 새롭게 재도약하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데, 논란에 휩싸인 외부 인사가 또 최종 후보자로 거론된다면 직원들은 허탈감과 상실감에 빠질 것"이라며 "결국 과거의 문제를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노조의 성명서엔 특정 후보의 실명이 언급돼있진 않다. 하지만 '논란을 빚고 있는 특정 후보'는 하영구 씨티은행장이라는 것이 KB금융 내부 인사들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노조(제3노조)는 "이번 2차 후보군에 포함된 후보들 중 누가 되든 그를 회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3노조는 "하영구 행장은 씨티은행 대규모 감원을 주도하고, 거액의 배당금을 미국 본사로 송금한 인물임에도 씨티은행 부행장을 지낸 조윤선 청와대 수석 등 정관계 인사들을 통해 KB 회장 직을 노리고 있다"며 "KB금융 차기 회장으로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3노조는 하 행장 외 다른 후보에 대해서도 "차악 조차 아닌 최악"이라고 비난했다.

윤영대 3노조 위원장은 김기홍 전 국민은행 부행장과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 등에 대해 각각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으로 론스타 불법 인수에 관여한 전형적인 관피아", "조세포탈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친 자", "금융연구원 출신의 연피아"라고 혹평했다.

3노조는 김 전 부행장과 지 전 부사장을 국민은행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며, 윤 전 부사장에 대해서도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지난 2009월에도 국민은행이 국민카드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1조6564억 원을 분식회계했다는 이유로 윤 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