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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보건복지부는 건보공단 6층 회의실에서 노사 간 합의 없이 일부 간사 및 임원진만 모인 자리에서 성상철 이사장 선임을 비밀리에 통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건보노조1만 조합원 일동은 성상철 이사장 선임을 '도둑 취임식'이라고 비난했다.
성상철 이사장은 병원계 대표적 이익단체인 대한병원협회장으로 활동했던 이력을 갖고 있다. 이런 그를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건보공단의 수장으로 앉히기엔 부적합하다는 주장이 일던 중 내려진 인사결정이어서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다.
이에 2일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공동위원장 유재길·성광), 무상의료운동본부, 보건의료단체연합, 경제정의실천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의 퇴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건보노조 및 시민단체는 "성상철 씨는 서울대병원장과 병원협회장을 수차례 역임하며 병원자본의 이익을 위해 지난 10년간 건강보험과 대립해 온 사람"이라며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를 주창했던 자를 건강보험 이사장 자리에 추대한다는 것은 곧 건강보험의 붕괴를 일컫는 것"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실제로 성상철 씨는 병원협회장 시절 "의료서비스는 미래산업이다"며 "투자개방형(영리)병원과 의료채권을 허용해야 의료산업이 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건보노조 및 시민단체는 "영리병원은 의료비 폭등을 야기해 건강보험재정을 고갈시킬 것이 자명한데, 이런 주장을 펼친 성상철 씨의 이사장 임명은 수용 불가하다"고 항변했다.
또 성상철 씨는 유헬스산업 협회장을 역임하며 원격의료 및 의료기기 산업을 옹호한 경력이 있다. 이런 그의 전력 때문에 그 동안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야당은 그를 건강보험 이사장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해왔던 것이다.
특히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단체는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은 TK 대부 신현확 씨의 사위이자 병원계의 대표적 친박 인사로 분류된다"며 이번 인사를 보은인사 및 불통인사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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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연대라 소속을 밝힌 한 활동가는 규탄 발언에서 "의료민영화의 연이은 반대 목소리에 박근혜 대통령은 분명 의료민영화 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그 대표적인 이유로 국민건강보험의 통제를 들었다"고 목소릴 높였다. 하지만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추대에 이어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을 건보 이사장에 세우는 것만 봐도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거짓임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유재길 공단노조위원장은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의 공단 이사장 퇴임을 위해 끝까지 노조 및 시민사회단체와 투쟁을 지속할 것이다"며 앞으로 투쟁 강도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건보공단노조는 실제로 1일 이사장의 취임을 막아냈으며, 2일 오전에는 성상철 씨의 출근길을 저지했다.
한편 건강보험공단 앞에는 성상철 이사장 반대 천막농성장이 자리해 있다. 2일, 천막농성은 28일째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