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스탠리 "내년에 43달러까지 더 하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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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북해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66달러대로 5년 사이 바닥을 기록한 상황에서 '내년에 43달러까지 더 주저앉을 것'이란 관측까지 월가에서 나왔다.
브렌트유는 8일(현지시간) 1월 인도분이 4% 이상 하락해 66.19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올해 들어 세 번째로 큰 하루 사이 하락폭이다.
이로써 브렌트 유가는 2009년 10월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로이터에 의하면 모건 스탠리는 지난 5일 자 보고서에서 2015년 브렌트 평균 유가를 70달러로, 앞서보다 28달러 대폭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43달러까지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모건 스탠리의 애덤 롱슨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개입 없이는 시장 불균형이 심화할 위험이 크다"면서 "내년 2분기가 과다 공급의 절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OPEC가 지난달 27일 석유장관 회담에서 산유 쿼터 동결을 발표한 이후에만 유가가 배럴당 약 12달러, 15%가량 빠졌다고 전했다.
이로써 지난 6월 이후 40% 이상 하락했다고 로이터는 강조했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도 유가가 앞으로 6∼7개월 65달러 내외를 오갈 것으로 내다봐 OPEC가 당분간 저유가를 수용할 것임을 거듭 내비쳤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저유가 지속이 미국 셰일유 생산도 머지않아 위축시킬 것으로 관측됐다.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들은 로이터에 미국의 원유 생산이 2개월 안에 '많이 줄어들 것'으로 로이터에 내다봤다.
이와 관련, 미국 석유회사 코노코가 8일 지출을 20%, 약 30억 달러 줄일 것이라고 밝혔음을 로이터는 상기시켰다.
반면, 유가 추락이 끝날 시점에 접근했다는 판단에 따른 헤지펀드의 베팅도 늘어났다고 블룸버그가 8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집계를 인용해 서부텍사스유(WTI) 순매수 포지션(net-long position)이 지난 2일 종료된 한 주에 14% 증가했지만 순매도 포지션(net-short position)은 15% 감소하는 대조를 이뤘다고 전했다.
WTI 순매수 포지션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20개월 사이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뉴욕 소재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블룸버그에 "원유 투매가 과다하다는 것이 (헤지펀드) 다수 판단"이라면서 "이런 유가 폭락은 몇 년 사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BNP 파리바의 런던 소재 원자재 시장 전략 책임자 해리 칠린기리언도 블룸버그에 "장기 투자 측면에서 보면 유가는 반드시 회복될 것이란 판단"이라고 말했다.
스트래트직 에너지 앤드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판단"이라면서 "이제는 오르는 일만 남았다고 시장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헤지펀드가 최근 WTI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다가 손해 본 적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지난달 11일로 끝난 한 주에 이 포지션을 8.7% 늘렸으나, 그 이후 유가가 16%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음을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