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위험 저감·수자원 확보 기여…수질 악화·생태계 훼손 부작용
  • ▲ 국무총리 산하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4개월간 조사한 4대강사업 안전성 등에 대한 검증 결과를 공식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무총리 산하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4개월간 조사한 4대강사업 안전성 등에 대한 검증 결과를 공식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다기능 보(洑)가 기준 하중을 고려해 적절하게 설계됐지만, 누수 현상에 따른 보수대책이 필요하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홍수 줄이기 효과 등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지만, 지난해 낙동강 녹조 현상 등 수질이 악화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는 평가다.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일부 보 아래 물받이공에서 누수 현상을 확인했다며 보강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4대강 보의 구조적 결함과 안전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보의 누수가 최초로 공식 확인된 것이다.


    조사위는 이날 "16개 보는 기준 하중을 고려해 적절하게 설계됐고 설계에서 제시된 안전율을 확보해 구조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다만 보의 기초에 대해 누수 가능성이 있는 9개 보를 수중조사한 결과 6개 보의 하류측 물받이공에서 물이 새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누수 현상이 나타난 보는 구미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공주보·백제보 등이다.


    조사위는 "침투 경로는 보 상류의 물이 기초지반을 거쳐 나오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상세히 조사해 적합한 보강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사위는 보 주변 제방 안팎으로 물이 새는 현상에 대해선 대부분 문제가 없었고, 달성보·합천창녕보 제방은 물막이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조사위는 4대강 사업이 수질에 미친 영향에 대해 "한강, 낙동강, 금강은 대체로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과 식물플랑크톤이 줄었지만, 낙동강 상류 4개 보 구간에서 BOD가 증가했고 영산강은 식물플랑크톤이 늘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하수의 인 제거로 수질 개선이 기대됐지만, 보와 준설 때문에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은 수질을 악화하는 요인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지난해 낙동강 녹조 현상 심화도 강수량이 적고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게 주요 원인이었다고 판단했다.


    생태공원·하천과 관련해선 생태계 복원을 고려하지 않고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생태공원을 조성하며 농지를 없앤 것은 긍정적이나 획일적으로 추진하면서 일부 습지생태계에 맞지 않는 식물을 심었다는 설명이다.


    생태하천은 직선화와 모래톱 상실로 생물 서식처가 상당 부분 훼손됐다고 봤다.


    특히 보의 건설로 물 흐름이 늦어지면서 강의 생태계가 늪이나 호수화하면서 생물상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문화관광레저시설은 사업취지는 좋으나 광역 단위 수급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설 이용률이 낮고 지역별로 격차가 크다고 평가했다.


    조사위는 4대강 사업의 홍수 줄이기 효과에 대해선 강 주변 홍수위험지역의 93.7%에서 위험도가 줄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준설이 계획만큼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에서 파낸 흙을 강턱에 쌓아두어 애초 종합계획이 제시한 홍수 줄이기 효과에는 다소 못 미쳤다고 결론 내렸다.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는 목표치인 13억㎥의 90%에 해당하는 11.7억㎥를 확보해 4대강 본류 주변의 가뭄에 활용할 수 있고, 하천유지에도 이바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도 일부 저수지를 선정해 과거 37년의 자료를 근거로 예측한 결과 최대 30년 빈도의 가뭄에 대비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조사위는 "결론적으로 4대강 사업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며 "그러나 충분한 공학적 검토나 의견수렴 없이 제한된 시간에 서둘러 사업을 진행한 데다, 우리나라 하천관리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누수가 발생한 일부 보는 조속히 보수방안을 마련하고, 수질·수생생태계의 변화와 하상변동에 대해서는 장기간의 조사평가가 필요하다"며 "보는 지역별로 수자원 소요량과 수질을 분석하고, 송수관로를 확보한 뒤 적정수위를 운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사위는 안전과 수질악화 논란이 많았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국무총리실 산하에 민간위원회로 설치됐다. 이후 1년4개월간 4대강 사업의 시설물 안전과 사업효과 등을 조사·평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