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소방관도 놀라" 너무 늦은 안내 방송에 비상구 봉쇄까지... "직원들까지 겁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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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경보기가 울린 뒤 10분 넘게 '오작동이라는 안내방송'을 하지 않았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29일 서울의 한 일선 소방관은 지난 28일 오후 1시 25분쯤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스웨덴의 가구회사 이케아(IKEA) 매장에서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한 뒤 10분이 지나서야 이케아 측에서 관련 사실을 안내방송을 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화재경보기가 울리면 건물 내부 방제실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상황판단을 한 뒤 오작동으로 밝혀지면 즉각 안내방송을 하도록 의무화돼 있다"며 "이 같은 절차를 모두 소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5분 이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케아와 같은 새 건물이라면 경보기 오작동 사고가 더 잘 일어난다. 경보기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어느 정도 조정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며 "그런데도 이케아 측에서 이런 부분을 간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번 이케아 화재경보기 오작동 사고는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줬다.

    화재경보음이 울리자 겁먹은 사람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난장판이 됐는데도, 직원들은 고객들보다 더 어쩔 줄 몰라 했다. 고객들이 안전하게 사고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직원들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일부 직원 가운데는 비상구를 의자로 봉쇄, 고객의 발을 묶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날 현장을 목격했다는 주민 A(34·남)씨는 "비상구 앞에 세워진 의자들을 보면서, 돈 안 내고 달아나는 손님을 막기 위해 업주가 비상구를 막는 바람에 수십여 명이 목숨을 잃었던 15년 전 인천 호프집 참사를 연상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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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뿐만이 아니다. 이케아 측은 최초 경보음이 울린 후 10분이 넘어서야 '경보기 오작동'에 대한 안내방송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비상구 쪽으로 몰려든 고객들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이케아 매장의 경우, 가구와 침구류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있어 일반 가게에 비해 화재에 더욱 취약한 구조다. 그럼에도 안전에 대한 의식은 바닥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이케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대한 안전관리 매뉴얼이 어떻게 되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교육은 받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