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팔아도 판매 실적 반등 없어... "재고 처리 걱정해야 할 판""잦은 고장에 AS 불만 잇따르며 '역시 중국산' 부정적 이미지만 각인 시킨 꼴"
  • ▲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 폰 'X3'. ⓒ화웨이.
    ▲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 폰 'X3'. ⓒ화웨이.


    중국 화웨이(huawei)의 스마트 폰 'X3'가 국내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지 100여일이 지났다.

    하지만 100여일 간 화웨이가 거둔 성적표는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바닥을 친 판매 실적은 둘째치더라도 이름을 알리는 데조차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잦은 고장과 AS 불만이 잇따르며 '역시 중국산'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만 각인시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X3를 구입한 고객 가운데 AS 등 사후관리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X3를 구입했다는 충남 천안의 한 여성은 최근 제품 결함을 이유로 화웨이 측에 AS를 요구했지만, 황당한 답변만 듣고 결국 수리는 받지 못했다.

    이 여성은 당시 화웨이 측에 제품 수리 기간 동안 쓸 임대 폰을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애플과 소니 등 다른 외국계 업체는 AS센터에서 임대 폰 대여가 가능하다.

    제품 결함의 책임을 물어 새 폰으로 교체해 달라는 항의도 해봤지만 화웨이 측에서 아예 답변 자체를 피했다는 게 그녀의 하소연이다.

    그녀는 또 "화웨이 측에서 서비스센터가 천안에 없으니 세종시와 청주에 위치한 서비스센터로 직접 방문하거나, 스마트 폰만 택배로 보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화웨이의 '구멍 난 AS'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시장 입성 후 줄곧 단골 골칫거리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 '미디어잇'이 진행한 X3에 대한 AS 실태조사에서도 서울 시내 화웨이의 전체 AS센터 14곳 중 단 1곳만 실제 수리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을 경악케 했다.

    뿜뿌(ppomppu) 등 IT관련 커뮤니티에서도 'X3로 전화를 하는 도중 폰이 갑자기 꺼졌다', '진동은 되는데 벨소리가 울리지 않는다'는 식의 불만 글들이 여럿 올라와 있다.

    심지어 '중국산의 부작용'이라는 자극적인 단어까지 등장하는 등 화웨이 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판매 부진'이라는 얘기도 화웨이가 한국에 건너온 뒤 줄곧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말이다.

    화웨이 측은 이에 바닥을 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최초 출고가 52만8000원의 X3를 '공짜'로 구입할 수 있도록 비장의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다수의 국내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달간 X3의 판매량은 1000대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월 판매량도 1500대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선 대리점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판매는커녕 재고 처리를 걱정해야 할 상황인 셈이다. 반면 화웨이와 비슷한 시기에 출고가를 대폭 낮췄던 팬택의 '베가아이언2'와 '베가팝업노트'의 경우 12월 첫째 주에만 각각 1만9000여대, 1만1000여대씩 팔려나갔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애초부터 '중국산'이라는 약점이 떠안고 싸워야 하는데 화웨이가 AS 문제 등 약점을 너무 빠르게 노출시킨 것 같다"며 "더욱이 마케팅 부족으로 X3를 아는 사람조차 얼마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