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거래 1천만원 못미쳐... 정유석화업계 "별다른 움직임 없어... 일단 지켜볼 것""정부 할당량 비현실적... 살려는 사람 많아도 팔 수 있는 곳 없을 것" 지적 잇따라온실가스 줄이기 위한 R&D 등 나설 경우 과세 등 다양한 인센티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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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탄소 배출량 절감을 위해 올해 1월 1일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재가 시행되고 12일에는 부산 한국거래소에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개소했다. 그러나 개소 첫 날 거래대금이 1000만원을 밑돈데다 정부 할당량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만 쏟아지면서 당장 거래가 활성화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견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서 12일 거래된 온실가스 배출권은 총 1190t으로 974만원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 단위인 1KAU(Korea Allowance Unit) 당 가격은 7860원으로 시작해 86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개소일인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저조한 거래 현황을 보였다.

    이에 한국거래소 측은 "초기 거래라 활발하기 어렵다"면서 "올해 배출량의 검·인증이 완료되는 내년 3월 이후와 배출권을 제출해야 하는 내년 6월 사이에 거래가 집중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기업들은 매해 6월까지 산정된 배출량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때문에 이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거래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얘기다.

    거래소 측은 배출권 거래 시장 안정화를 위해 △상쇄배출권 조기 상장 △경메제도 시행 △외부감축실적 등 상품 다양화 △유동성공급자 도입 △거래시간 확대 △금투업자 등의 조기 시장 참여 △배출권 선물 상장 등 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제도 초기 정착 과정의 문제보다 정부의 온실가스 할당량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대상업체 525곳에 1차 사업계획년도(2015년~2017년) 기간 동안 15억9772만KAU 규모의 배출권을 할당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11·2012·2013년도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1%에 해당하는 양이다. 배출권 거래시장을 이용할 수 있는 기관은 오는 2020년까지 525개 업체와 기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 등이다.

    산업계에서는 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1차 계획기간 동안 최대 28조원 규모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가 각 기업체에 할당한 배출량이 실제 배출량보다 적어 초과분에 대한 과징금 폭탄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측은 "재계의 추정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면서 "3년 간 부담액은 1조 원 정도 수준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계와 정부가 추정한 부담액은 무려 28배 차이가 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정부로부터 넉넉하지 않은 할당량을 배정받은 만큼 팔려는 기업은 거의 없고 사려는 기업만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 부담이 느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배출권을 팔려는 기업들이 이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악용하지는 않을지도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환경부 기후변화대응과 담당자는 "기업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중장기적으로 배분하라는 취지에서 1차 사업계획을 3년으로 잡은 것"이라면서 "525개 기업들이 참여하는 만큼 업계가 우려하는 배출권 공급 부족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업계 우려대로 배출권 가격이 급등하거나 공급이 부족하게 될 경우 정부가 보유한 예비분을 풀어 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면서 "1차 사업기간 동안 모든 기업체들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경제가 호황을 이뤄 정부의 예비 보유분마저 부족한 상황이 온다고 하면 전체 총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1차 사업기간 동안의 배출권 예비 물량은 8900만t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업체가 설비 신증설 사업을 진행할 경우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검토 후 추가 할당을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현황은 1년 단위로 집계되며 각 기업별 배출량은 매해 3월에 취합해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25개 기업중 절반 이상이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에 이의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R&D 등 각 기업별로 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이같은 노력을 펼친 기업에 한해 정부가 일정부분 과징금을 감세해주거나 인센티브 등을 주는 방안을 논의된다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는 정부 허용량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 기업은 남는 양을 판매하고 허용량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은 초과한 양만큼 배출권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할당량을 초과한 기업이 배출권을 구매하지 못하면 과징금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