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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롯데내 임원직에서 모두 해임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주 후반 귀국하면서 국내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는 11일 오후에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형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족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일본 내의 경영권 박탈에 따른 후계구도 급변 사태에 대한 연관성을 짓고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귀국 이후 부친인 신 총괄회장과 만났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롯데그룹측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조모(祖母)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9일 부인 조은주씨와 함께 귀국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시내 모처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1일 오후에는 롯데호텔을 찾아 가족 모임을 가진 뒤 한국 체류 중의 거처로 돌아갔다. 롯데호텔은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주로 머무는 곳이어서 두 사람이 회동해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을 나눴을 것이란 추측이 오간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회동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측은 "이번 모임은 이번 해임 사태와는 무관하게 정해졌던 가족 모임이었다"며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과 만났는지는 우리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귀국이 일본내 경영권 박탈에 따라 승계구도가 급변하는 시점에 이뤄진 만큼 가족 모임에서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과 일본 롯데측에서 경영권 박탈과 관련한 설득력있는 설명이 단 한차례도 나오지 않자, 다양한 관측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재계에서는 '한국은 신동빈 회장, 일본은 신동주 전 부회장' 구도가 붕괴됐으며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해임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신격호 총괄회장뿐이라는 점을 든다면, 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총괄해 이끌게 될 것으로 관측한 것이다.
반면 이런 관측을 "확대해석일 수도 있다"고 경계하는 입장도 있다. 아직 양국 롯데그룹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데다, 후계구도를 결정할 수 있는 당사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진의'가 알려지지 않은 만큼 그동안 제기된 이야기는 모두 추측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것이 신 전 부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과의 알력설이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양측간 경영 방침을 둘러싼 대립이 있었으며, 신격호 총괄회장이 결국 쓰쿠다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전했다. 신 총괄회장은 쓰쿠다에 대한 신임이 상당히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한국은 신동빈 회장, 일본은 쓰쿠다 사장 체제로 운영되면서 후계구도 문제는 일정 기간 소강 상태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신 전 부회장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