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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추락하면서 지난해 국내 정유4사의 정유사업 부문 적자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등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정제능력 1위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3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GS칼텍스와 에쓰-오일(S-OIL)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올 1~3분기 흑자를 기록해 온 현대오일뱅크만 그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이 악화된 것은 물론 재고평가 손실의 이중 부담을 떠안고 있다.
재고평가 손실이란 정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석유와 석유제품 등의 재고 가치가 떨어지는데서 오는 손실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재고자산의 가격이 하락했을 때 그 하락된 가격으로 재고의 가치를 평가함으로써 생기는 손실을 뜻한다.
원유를 들여와 정제시설에 투입까지 최소 한달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원료를 비싸게 들여오는 사이 가격이 폭락하면서 낮은 가격에 형성돼 있는 시장에 팔아야하는 악순환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는 유가 하락을 근거로 계속 정유사 측에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어 정유사의 시름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작년 1∼3분기 업체별 정유부문 실적을 보면 SK이노베이션 4060억원 적자, GS칼텍스 4016억원 적자, 에쓰-오일 3923억원 적자를 냈으며, 현대오일뱅크만 179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영업손실이 1조207억에 달한다.
4분기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유가가 폭락하면서 재고평가 손실액이 늘어 정유4사의 지난해 영업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 4분기에만 약 7000억원에 달하는 재고평가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GS칼텍스와 에쓰-오일 역시 재고평가 손실액이 수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급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액이 크게 늘면서 고스란히 정유 사업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 영업손실 5000억원, GS칼텍스 영업손실 5000억원, 에쓰-오일 영업손실 3000억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달리 1~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4분기 유가 급락에 따른 영향을 받았지만, 흑자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4분기 국제유가가 50달러대로 주저앉으면서 적자규모가 1~3분기 누적적자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제유가가 올 상반기에 20달러대까지 떨어질거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어 올 상반기에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