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부르는 입찰제도 개선 선행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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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뉴데일리경제

     

    지난해 잇따른 과징금 폭탄으로 공공공사 울렁증이 생긴 건설사들이 대규모 사업에 대해 보수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전년보다 3.0% 증가한 24조4000억원으로 책정됐지만, 건설업계는 수익성이 확실한 사업에만 뛰어들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건설사들이 공공공사 입찰을 피하면서 유찰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건설경영협회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시설공단,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발주한 기술형입찰공사 31건 중 65%인 21건이 유찰된 바 있다.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며 인기를 끌던 공공공사가 저수익에 자칫 담합으로 몰릴 수 있는 '계륵'과 같은 사업이 된 것이다.

     

    대내외적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건설사들은 공공부문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시공능력순위 상위 10개사의 공공공사 수주액은 전년대비 30% 가량 줄어든 4조7500억원에 그쳤다.

     

    삼성물산은 단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고, 포스코건설(8100억원)과 대림산업(8346억원), 대우건설(2180억원), GS건설(6254억원) 등은 수주액이 줄었다. 반면 현대건설(9327억원)과 롯데건설(6040억원)은 소폭 증가했다.

     

  • ▲ 자료사진.ⓒ연합뉴스
    ▲ 자료사진.ⓒ연합뉴스

     

    A 건설사 관계자는 "최저가낙찰제가 시행되면서 공공공사 수익률이 2~3%대에 머물고 있고, 턴키 공사의 경우 설계변경 등이 이뤄지면 자칫 적자를 볼 수도 있다"며 "수익성이 확실한 사업이 아니면 무리한 수주는 지양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B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공사를 따봤자 입찰 예정가가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고 자칫 담합 현장이 되면 과징금에 손해배상, 입찰제한 등 핵폭탄이 떨어진다"며 "수익성 있는 현장 중 담합 의심을 받지 않을 만한 곳만 참여하다 보니 수주액이 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공공공사 입찰제도에 대한 건설업계의 불만이 커지면서 올해는 1사 1공구제 폐지, 종합심사낙찰제 시범사업 확대 등이 이뤄진다.

     

    1사 1공구제는 1개 공사를 여러 공구로 분할, 1개사당 1개 공구만 수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특정회사가 사업을 독식하는 것을 막는 제도지만, 담합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가격 담합 방지와 적정 공사비 반영 차원에서 최저가낙찰제의 대안으로 시범 도입된 종합심사낙찰제가 올해 확대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SOC 예산을 늘리고 상반기 조기 발주해 건설경기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밝혀 공공공사 수주 기대감이 있지만, 입찰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수주전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