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이나 팔리고 적자 기업…영양가 없어"
  • ▲ ⓒ 연합뉴스
    ▲ ⓒ 연합뉴스


    CJ오쇼핑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인수전에서 빠진다.

    CJ오쇼핑은 LG유플러스와 함께 티몬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돼 업계 관심을 모아왔다.

    CJ오쇼핑은 "티몬 지분인수를 위한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티몬 인수에 대한 예비실사를 진행한 결과, 가격·기타 조건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서로 달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티몬 인수 여부와는 별개로, 향후 모바일 유통채널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CJ오쇼핑이 이 같은 철회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지난 2013년 7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된 이후 그룹 내부 분위기상 티몬 인수건에 대해 큰 가격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평가다. 오너 부재 상태가 투자에 차질을 빚어 티몬을 1조 원이 넘는 가격에 사들이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이다.

    현재 CJ그룹에선 "내부에서 티몬이 인수를 할 만큼 크게 매력적인 대상이라고 보지 않고 있어 본입찰 참여에서 빠졌다"며 "티몬의 인수가액이 너무 높게 책정, 시장평가액인 1조5천억~2조 원인 것에 대해 '거품'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CJ그룹 측은 "물류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만큼 티몬 인수보다 CJ대한통운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티몬 인수전에서 대기업들이 연이어 불참을 선언하는 데는 '너무 비싼 가격'때문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모기업인 미국 그루폰이 사들인 가격에 비해 현재 매우 높은 가격이 형성됐고, 적자가 난 기업을 '비싸게' 인수하려는 기업이 드물어 티몬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실적만 보면 소셜커머스 3사(쿠팡·위메프·티몬) 모두 비슷하다"며 "결국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건데 세 번이나 팔리고 적자까지 난 기업을 비싸게 인수할 필요성이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루폰이 최대주주가 아닌 대주주로 남겠다는 것은 그루폰의 자금력 부족을 뜻하기도 한다"며 "대주주도 티몬을 쥐고 있기에 영양가가 없어 내린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실제로 티몬은 높은 인수가격에 비해 지난 몇 년간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난 2013년 티몬의 매출액은 1149억 원, 영업손실은 708억 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 인수를 놓고 양 대기업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인수전 흥행 열기가 급격히 식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일각에선 티몬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은 '헐값'에 매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티몬은 지난 2010년 5월 설립돼 2011년 미국 리빙소셜에 매각된 후 2년만에 다시 그루폰에 매각됐다. 그루폰이 리빙소셜로부터 티몬 지분 100%를 인수했으나, 새로운 투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대주주 자리를 지키는 선에서 지분 매각 결정을 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