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정취 살리고 한계점 보완
  • ▲ 은평한옥마을 시범주택ⓒ뉴데일리경제
    ▲ 은평한옥마을 시범주택ⓒ뉴데일리경제

     

    "아파트보다 좀 비싸더라도 한국적인 느낌이 좋아 한옥에서 살고 싶어요" (장정숙, 60)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옥에 대한 낭만이 있다. 하지만 건축비가 비싸고, 관리가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섣불리 한옥에 살겠다고 나서기 어렵다.

    그런 한옥이 현대의 기술과 만나 실용적인 한옥 단지로 돌아왔다. 재료가 발달하고, 집합을 이룸으로써 관리비 문제를 해결한 것.

    11일 뉴데일리경제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은평한옥마을'을 찾았다.

    구파발역에서 자동차로 10분, 청사초롱 형태의 은평한옥마을 표지판을 지나 한옥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마을 어귀부터 2층짜리 한옥이 눈길을 끌었다. SH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1층은 상가, 2층은 거주가 가능한 건물이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니 SH공사의 은평한옥마을 시범주택이 한옥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 ▲ 은평한옥마을 표지판ⓒ뉴데일리경제
    ▲ 은평한옥마을 표지판ⓒ뉴데일리경제

     
    은평한옥마을은 SH에서 분양한 한옥용지 156필지로 구성된다. 전 필지 모두 분양을 마친 상태로 현재 3~4채 가량의 한옥이 공사 중이다.

    현대식 한옥으로 지어진 시범주택은 전통 한옥의 미와 현대 생활의 편리함을 모두 갖췄다.전통식 목구조와 대들보, 처마, 추녀, 기와는 한옥의 느낌 그대로였다.

    내부는 한옥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한계를 현대적 기술로 보완했다.

  • ▲ 은평한옥마을 시범주택 주방ⓒ뉴데일리경제
    ▲ 은평한옥마을 시범주택 주방ⓒ뉴데일리경제

     
    연면적 187㎡인 이 집은 1층에 대청을 비롯해 부엌, 방 3개, 공용 욕실, 안방 욕실이 있고, 2층은 대청을 중심으로 양 옆에 방이 하나씩 있다. 지하엔 다목적실로 꾸며져 있어 가족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한옥 특유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는 구조는 마당과 대청이 하나로 연결된 집안의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현관 앞, 계단 밑, 천장 등 집안 곳곳에는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수납공간으로 채워졌다. 구조체를 비롯해 주요 자재가 목조로 이뤄져 편안한 분위기가 풍겼다.

    시범주택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황미경 씨는 "시범주택을 방문한 분들이 집 안에서 향이 난다"며 "'편안한 느낌이 나 좋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또 아파트와 달리 집안 곳곳에 창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대청은 마당을 향해 전면 창으로 돼 있어 여름이면 마당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대청마루를 지나 집 뒤로 빠져나가는 맞통풍구조로 설계됐다. 부엌 역시 천정고가 높고, 마당 쪽 전면 창이 있어 채광과 환기에 유리한 구조다.

    또 마을 전체가 한옥으로 구성돼 있어 창을 열면 마치 전통한옥마을에 있는 것과 같은 풍경이 연출된다.

  • ▲ 은평한옥마을 공사현장ⓒ뉴데일리경제
    ▲ 은평한옥마을 공사현장ⓒ뉴데일리경제

     

    입주자가 걱정하는 관리문제는 기술로 보완했다. 이재균 한옥연구소 대표는 "요즘은 단열재가 워낙 좋아 (한옥의) 단열문제는 걱정없다"며 "방수 역시 현대식 방수액을 사용해 아파트와 견줘도 불편한 점이 없다"고 말했다.

    난방은 지역난방을 사용한다. 따라서 마을에 입주가 완료되면 인근 아파트와 큰 차이 없을 것이라는게 SH 관계자의 설명이다.

    집 값 역시 일반 단독주택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이미 완판된 한옥 필지는 인근 지가 수준인 평당 700만 원 선에 분양됐고, 한옥 건축비 역시 한옥자재의 발달로 평당 700만 원 선이다.

    SH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대지면적 330㎡, 연면적 187㎡인 이 시범주택의 토지비와 건축비는 총 12억여원 들었다.

  • ▲ 은평한옥마을 시범주택ⓒ뉴데일리경제
    ▲ 은평한옥마을 시범주택ⓒ뉴데일리경제

     

    이처럼 한옥의 불편함을 기술로 보완하고나니 거주용으로 손색이 없었다. 실제로 필지를 찾는 사람들 상당수는 실거주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 씨는 "하루에 10여명이 방문하는데,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주로 40~60대 가족단위로 많이 온다"고 전했다.

    시범주택을 방문한 60대 부부는 "면적이 얼마나 되나요?", "짓는 데 얼마나 드나요?", "교통 등 주거환경은 어떤가요?" 등 실거주 목적의 질문을 했다. 이 부부는 "실제 거주할 목적의 집을 찾고있다" 며 "한옥에서 살았던 느낌이 좋아 한옥 위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은평한옥마을은 북한산을 등지고 있는 배산임수형 자연환경을 갖췄고, 단지 바로 앞에 하나고등학교가 있다. 또 은평뉴타운의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 ▲ 은평한옥마을 내 상가주택ⓒ뉴데일리경제
    ▲ 은평한옥마을 내 상가주택ⓒ뉴데일리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