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단지 전셋값, 매매가격과 900만원 차이나기도


  • 수도권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서울에서도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를 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전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종암동 종암SK 아파트 전용59㎡는 전세 보증금이 지난달 6일 최고 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전셋값이 2억원 안팎이었으나 4000만원 정도 오른 것이다.

    반면 지난달 이 아파트의 매매 실거래가격은 2억4900만원으로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900만원에 불과했다. 즉 전셋값에 900만원만 더 보태면(취득세·등기비 등 제외) 해당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재건축 이주 등으로 전셋값이 치솟고 있는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 전용59㎡형의 전셋값이 지난달 3억 3000만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달 매매 물건이 3억 4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000만원 낮다. 해당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97%로 강동구 평균 전세가율(62.3%)과 34%포인트 이상 높다.

    전세가율이 급등하는 이유는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물건이 없다보니 월세 시세와 별개로 전셋값만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민은행 조사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0.2%로 1998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아예 집을 사버리는 경우가 등장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상월곡동 동아에코빌 아파트의 경우 지난 1월에 신고된 매매 건수가 10건인데 비해 순수 전세 계약 건수는 단 3건에 불과했다.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 아파트 역시 전달 전세계약은 9건이 이뤄졌지만 매매건수는 10건으로 더 많았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육박하면서 일명 '깡통 전세'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깡통전세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육박하거나 더 높아 나중에 집이 경매 등에 넘어가면 전세 보증금을 되돌려받기 어려운 경우를 뜻한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100%에 달하는 고가 전세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집값이 하락할 경우 전세보증금을 날릴 수도 있으므로 계약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