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온산공단에 정유-석유화학 제2공장 건립 추진 중값싼 잔사유 활용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장 진출
  • ▲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대표 ⓒ뉴데일리경제DB
    ▲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대표 ⓒ뉴데일리경제DB

     

    에쓰-오일(S-OIL)이 지난해 밝혔던 5조원대 규모의 울산 온산공단 대규모 석유화학 생산시설 건설 투자와 관련 최종 승인까지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현재 투자를 추진 중인 프로젝트(잔사유 고도화시설 및 올레핀 하류시설)와 관련 이사회의 최종 투자 승인 전 단계로 실시설계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승인 예산으로는 약 1200억원이 책정됐다. 에쓰-오일은 향후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투자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지분 63.4%를 보유 중인 에쓰-오일은 약 5조원을 투자해 오는 2017년까지 울산 온산공단 '잔사유 고도화 및 석유화학 고도화 시설'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온산공단에 세계 최대 규모의 파라자일렌 공장을 가동한 뒤 3년 만의 대규모 투자다.

    이번 석유화학 공장이 건설되면 에쓰-오일은 값싼 잔사유(벙커C유)를 합성수지 등의 원료인 프로필렌 등 고가의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과 휘발유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값싼 원료를 활용해 얻은 가격 경쟁력으로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에쓰-오일은 RUC(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와 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에 대한 기초 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은 벙커-C유 등 중질유 비율을 현 12%에서 투자 후 4%까지 낮출 예정이다.

    또한 석유화학제품군 구성에서 올레핀은 현재 8%에서 오는 2018년 이후 37%까지 늘리고, 벤젠과 파라자일렌은 각각 21%, 71%에서 16%, 47%까지 줄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은 PP(폴리프로필렌)과 PO(프로필렌옥사이드) 등의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을 생산할 방침이다.

  • ▲ ⓒ에쓰-오일
    ▲ ⓒ에쓰-오일



    에쓰-오일은 값싼 중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함으로써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번 올레핀 투자를 계기로 에쓰-오일은 기존의 정유사업은 물론 석유화학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방침이다.

    이로써 에쓰-오일은 정유, 윤활기유, 석유화학 전반에 걸쳐 가장 수익성 있는 종합에너지회사로 발돋움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난달 27일 열린 에쓰-오일 이사회에서는 현재 기초 단계가 마무리되가고 있는 울산 투자와 관련한 안건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에쓰-오일 관계자는 "울산 투자의 경우 전체적인 밑그림을 구체화 시키면서 금액이나 세부 공정을 확정하는 작업들을 기초 설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이사회에서 이 안건에 대해 논의한 것인지는 밝히기 곤란하다"면서도 "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 승인은 이사회의 결정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이번 에쓰-오일의 증설 계획은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무산될 뻔한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나세르 알마하셔 에쓰-오일 사장이 청와대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인데, 부지가 없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자, 박 대통령은 배석했던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잘 해결되도록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윤상직 장관은 에쓰오일 온산공장 바로 옆에 있는 한국석유공사 울산 비축기지의 부지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에쓰-오일은 지난해 4월 92만㎡를 5190억원에 낙찰받아 이번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에쓰-오일은 신현욱 RUC 부문장을 부사장에 임명하는 한편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과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함으로써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