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장만 희생하는 현 제도 불합리" 지적… 적극 반영키로'형편없는 상품' 으로 부실 초래한 본사 개발부서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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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이 업적평가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의 영업 실적과 관련, 일선 지점장에게만 책임을 묻던 것을 부지점장 및 팀장 등에게까지 확대하는 방안이다. 또, 특정 상품의 판매가 저조할 경우, 상품 개발에 관여한 본점 개발부서도 책임을 지게 될 전망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국민은행 임금피크 협의회’ 간부들과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그동안 국민은행 지점장들은 ‘업적평가제도’를 통해 실적을 평가받아왔다. 실적이 타 지점에 비해 저조할 경우 후선역 발령 조치를 취하는 등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했다. 후선역이란 성과가 부진한 직원을 본래의 업무에서 배제하고 월급도 깎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같은 업적평가제도가 지점장만의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은행 한 지점장급 인사는 “경쟁사인 신한은행의 경우, 지점장 뿐 아니라 부지점장·팀장까지 4~5명 가량이 평가 대상에 함께 포함된다. 현재의 평가제도는 지점장에게만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지점장이 아무리 머리를 싸매도, 아래 직원들이 무사안일로 나서면 어떻게 능률이 오르겠는가. 윤종규 회장이 ‘경쟁사 신한은행을 따라잡자’고 강조하는데, 이런 점부터 먼저 바꾸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26일 윤종규 회장과의 오찬에 참석했던 임금피크 협의회 한 간부는 “은행 내에서 점포장(지점장)만 업적평가에 의해서 목숨이 달려 있는 것은 잘못됐다. 왜 일반직원이나 본부장급 이상들은 경영에 책임을 지지 않는가? 그 동안 노조와 경영진의 이해가 맞아서 점포장만 희생시킨 것이다. 이는 점포장의 후선역 배치를 통해서 나머지 직원들을 채찍질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국민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처럼 지점장만 평가하는 업적평가제도는 지난 2007년 강정원 당시 행장이 도입했다.

    이들 관계자들은 “원래 경쟁은행들처럼 지점장 뿐 아니라 아래 직원들도 함께 평가했었는데, 연임을 노리던 강정원 당시 행장이 직원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당시 노조와 합의해서 바꾼 것”이라고 증언했다.


  • ▲ 윤종규 KB금융회장 겸 국민은행장 ⓒ NewDaily DB
    ▲ 윤종규 KB금융회장 겸 국민은행장 ⓒ NewDaily DB


    이런 지적과 관련, 국민은행은 지점장 외에 팀장 등 직원들에 대해서도 업적평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앞으로는 형편없는 상품을 개발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본부 부서는 영업점 및 영업본부에서 평가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윤종규 회장은 “업적평가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평가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승진기준도 3월초에 제시해 인사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