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기업 '삼성종합화학' 작년 1천억대로 두배 늘어'삼성토탈' 4~5월 공장 가동 중단 "수천억대 매출하락 불가피"제품가격 하락에 中 자급력 상승 등 경쟁력도 '흔들'침체기 규모의 경제 실현은 부담... "사실상 '혹' 붙인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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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재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한화-삼성 빅딜과 관련,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마무리 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3년째 적자의 늪에 빠진 삼성종합화학과 올 상반기 정기보수를 앞두고 매출 급락이 예상되는 삼성토탈을 떠안은 것을 두고, '사실상 혹만 붙인 꼴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규모의 경제 실현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지금처럼 TPA(고순도테레프탈레이트) 등 다운스트림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PX(파라자일렌) 등 제품가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시설의 경우 부담으로 다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작년 정유사 실적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2조5000억원 수준의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는데 규모가 큰 SK,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순으로 부담이 컸으며, 정제능력이 가장 작은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피해가 적었다.

    특히 국제유가가 셰일가스의 반란으로 당분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수 비용을 향후 벌어서 부담하겠다는 한화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사실상 최근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한화의 석화부문 덩치키우기가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화학사에 대한 매각 대금을 3년 분할 납부로 진행할 예정이다.

    공정위에서 최종 승인이 떨어지면, 주주총회를 통해 매각대금 관련한 자세한 스케줄이 정해질 방침이다.

    앞서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11월26일 계열회사인 한화에너지와 함께 삼성종합화학 주식을 각각 27.6%, 30.0%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12월16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한 바 있다. 이로써 삼성종합화학의 자회사인 삼성토탈까지 한꺼번에 인수하게 됐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의 경우 수년째 적자기업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삼성토탈 역시 지난해 약 1800억원 수준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 겨우 적자를 면하는 등 향후 실적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한화가 벌어서 인수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전략에 차질이 발생한 셈이다.

    실제 합성섬유 원료인 테레프탈산(TPA·PTA)을 만드는 삼성종합화학은 3년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이 생산하는 제품의 경우 범용제품으로 국내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불황까지 이어지면서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상태"라며 "대부분의 석화업계의 해외 수출의 60~7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종합화학은 2013년 57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1000억원대로 손실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토탈 또한 지난해 3분기까지 17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1.3% 감소한 초라한 실적이다. 
    게다가 지난 4분기 유가 급락과 함께 주력인 PX시황까지 나빠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또한 최근 1조7000억원을 투입해 PX설비를 추가하면서 차입금만 3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아울러 
    오는 4월15일부터 5월26일까지 약 40일에 걸친 대규모 정기보수를 앞두고 있다. 이번 정기 보수는 삼성토탈이 약 1년전부터 준비해 온 대규모 설비개선 프로젝트로, NCC(나프타 분해설비)계열 1단지 전체 시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사실상 수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3년간 열심히 벌어 매각 대금을 부담하겠다는 한화의 매입 전략이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꼴이다.

    삼성토탈과 종합화학 인수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석화기업들이 당면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무한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 나아가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의 '묘수'에 전세계 화학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