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승계 100% 보장했으나 직원들 동요 여전발표 직전까지 내부 직원 전혀 소식 못 들어매각 결정 뒤 4명의 CEO 거취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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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이 지난 26일 석유화학·방위산업 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2조원대 빅딜을 발표하면서 계열사 직원들과 임원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갑작스러운 결정에 계열사 직원들은 업무에까지 영향을 미칠만큼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상반기께 한화 소속으로 바뀌는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인력은 약 8200여명이다.이에 각사 CEO들은 사내방송과 게시판 등을 통해 담화문을 발표하고 직원들 달래기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매각 소식이 발표된 직후인 26일 오전 10시께 사내 방송을 통해 CEO 담화문을 발표했다. 

    삼성테크윈은 담화문을 통해 "테크윈은 현재 전략사업인 감시장비, 에너지장비 등의 성장이 더뎌 항공기 엔진, 방위사업만으로는 회사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고 그룹과의 시너지도 약해지고 있다"고 현재 업계 상황을 설명하고 "회사의 안정적인 유지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심도깊은 고민 결과 그룹의 역량만으로는 회사 성장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방위사업에 관심있는 (주)한화에 양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는 방산 및 장비부문을 바탕으로 첨단 제조회사로 발전하려는 의지를 표명했고 영상감시와 에너지장비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한편 무인시스템, 로봇 등 미래사업도 함께 키우려는 의지와 복안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삼성이 아닌 한화그룹에서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자"고 당부했다.

    삼성테크윈뿐만 아니라 탈레스, 종합화학, 토탈 등도 비슷한 내용의 CEO 담화문을 직원들에게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화문 발표와 함께 삼성그룹의 요청으로 한화가 매각사 임직원에 대한 100% 고용 승계를 합의하고 삼성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직원들의 동요는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애사심(愛社心)이 남달랐던 정통 삼성맨들의 충격은 더욱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결정된 4개 계열사 중 한 회사의 직원은 "일반 직원들은 물론 몇몇 임원급조차도 이번 매각 사실을 미리 전해듣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논의했다고 하던데 초대형 빅딜임에도 대내외적으로 소문 한 번 들은 적 없어 더욱 놀랐다"고 말했다.

  • ▲ (왼쪽부터)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 정유성 삼성종학화학 사장, 손석원 삼성종합화학 사장(삼성토탈 대표 겸직), 변승완 삼성탈레스 사장 ⓒ삼성그룹
    ▲ (왼쪽부터)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 정유성 삼성종학화학 사장, 손석원 삼성종합화학 사장(삼성토탈 대표 겸직), 변승완 삼성탈레스 사장 ⓒ삼성그룹

     


    한화와 삼성의 매각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 될 예정이며 820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삼성테크윈 김철교 사장, 삼성종합화학 정유성, 손석원(삼성토탈 대표이사 겸직) 사장. 삼성탈레스 변승완 사장 등 4명의 최고경영자(CEO)도 함께 한화로 자리를 옮겨가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한화로 소속을 옮긴 뒤에도 CEO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화는 과거 인수합병 뒤 통합 과정에서 한화 측 경영진을 배치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매각으로 화학·방산 산업을 정리한 삼성은 전자와 금융·서비스, 건설·중공업 등 3대 부문으로 그룹 계열사를 재편하는 작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오는 12월 초 사장단·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