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뿔난 채권단 "사전 동의 없었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40·사진)이 대표이사직에 오른지 3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박 부사장의 대표직 사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박 부사장과 이한섭 영업촐광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고 3일 공시했다. 금호타이어는 3일 만에 박 회장과 김창규 사장 2인 체제로 복귀하게 됐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31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를 통해 박 부사장과 이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선임한 바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 등 9개 채권기관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의 동의 없이 대표를 추가선임했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이 회사 지분의 42.1%를 보유한 주주협의회는 지난 2일 긴급회의를 열어 박 부사장의 대표 선임 철회를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해 말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졸업하며 대표이사를 선임할 시 협의회의 사전 심의를 받기로 특별 약정을 맺었는데 이를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박 부사장도 전날 오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방문해 "실무진의 실수로 주주단에 대표 선임 사실을 미리 알리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스스로 사임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