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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계는 올해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면서 배출권거래제 등 환경규제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8일 업종별 협회 3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철강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제지연합회, 한국비철금속협회, 한국화섬협회,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한국유리공업협동조합, 한국판유리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기계산업진흥회, 한국통신사업자협회, 한국석회석가공협동조합, 대한방직협회, 한국산업폐자원공제조합, 한국열병합발전협회, 한국집단에너지협회, 합판보드협회, 발전공기업협력본부, 한국항공진흥협회, 한국전기산업진흥회, 한국클로르알카리공업협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한국식품산업연합회, 대한건설협회, 태양광 산업협회 등이 참여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해 13개 협회(41.9%)가 '작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수준'이라고 응답한 업종은 11개(35.5%)였으며,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는 업종은 7개(22.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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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경기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변수는 국내 수요 감소 등 경기 부진(74.2%)과 거래국의 성장 둔화(64.5%)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절반이 넘는 17개(54.9%) 업종 단체들이 '배출권거래제 등 환경규제'가 가장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이는 산업계 현안인 '법인세 인상 기조'(9.7%)나 '정부의 임금인상 압박'(3.2%)보다 환경규제 강화가 전 업종에 걸쳐 훨씬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또 협회 10곳 중 9곳(87.0%)은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하는 비중은 6.5%에 불과했다. 또 93.5%는 '현재 할당량 기준에서 추가비용이 부담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국내외 수요 감소, 글로벌 경쟁 격화로 업황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배출권거래제 등 과도한 환경규제가 기업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과소 할당에 따른 부담 때문에 비철금속과 석유화학 기업들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등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산업계 전반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출권이 기업의 신청량 대비 20% 이상 낮게 할당됨에 따라 산업계 부담이 높으므로 기존 할당량을 시급히 상향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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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제 유가 하락 추세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됐다. 응답자의 45.1%는 '유가하락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반해 '변동이 없다'와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각각 22.6%, 32.3%로 조사됐다.
또 이러한 저유가 기조에 대해 응답자의 67.8%는 '1년 이상 3년 미만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