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대비 1% 이상 R&D 돈 쓰는 日·中 대비 저조
철강본원 경쟁력 쫓는 포스코만 2% 가까이 투자
  • 국내 철강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 정도가 글로벌 철강사들과 비교해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국내 철강사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업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율은 1%에 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2위 업체인 현대제철은 0.5%,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의 경우 각각 0.2%, 0.1%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업계 1위인 포스코가 1.98%, 특수강 제조사 세아베스틸이 1.0%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을 보였다.

    지난해나 재작년 R&D 투자 수준과 비교해 별다른 진전이 없다. 지난해 3월 권오준 회장 취임과 동시에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 포스코의 경우만 증가세다. 포스코의 2012년과 2013년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1.52%, 1.68%였다.

    최근 세계 경기침체 및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 상황에서 고품질 신제품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 할 국내 철강사들의 R&D 투자 집중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철강업체들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일본, 매섭게 기술격차를 좁혀오는 중국 등 해외 주요 철강사보다 낮은 R&D 투자 비중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 철강사들의 지난해 R&D 투자 비율을 살펴보면 신일본제철 1.1%, JFE 0.8%, 코벨코 1.5% 수준이다. 중국 바오스틸의 경우 지난 2013년 매출액의 2.1%를 R&D에 쏟아 부었다. 전 세계적으로 철강 경기가 부진한 만큼 이들 업체의 형편이 국내 철강업계보다 나은 것도 아니나, 미래를 내다보고 꾸준히 R&D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국내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R&D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나 업황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투자를 맘껏 늘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