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SKB는 가입자·점유율 떨어져…일각에선 시장지배력 전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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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결합상품을 통해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화된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 각 사마다 성장이 정체돼 가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휴대폰 등과의 결합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30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SK텔레콤의 초고속 인터넷 시장 가입자는 214만970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만854명이 늘었으며, 시장점유율은 11.12%로 확대됐다.2008년 SK브로드밴드(SKB)를 인수한 SK텔레콤은 2010년부터 유선 인터넷을 재판매, 이동통신 서비스와 '결합상품'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서비스는 SK브로드밴드에서 하지만 가입자는 SK텔레콤으로 집계된다.결합상품으로 판매되는 SK텔레콤의 유선 인터넷 점유율은 지난해 1월 9.36%에 불과했으나, 6월 가입자가 189만7414명으로 늘어나면서 처음으로 두 자리 점유율인 10.01%를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와의 시장점유율은 이는 지난 3월 기준으로 3.06%까지 좁혀졌다.이에 더해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하면 전체 점유율은 25.3%로 KT 42.24%의 뒤를 잇고 있다.이와 달리 대부분의 유선 사업자들은 가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축소되는 현상을 보였다.유선인터넷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KT만 해도 가입자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KT 가입자는 지난해 3월 803만6899명에서 1년 후인 지난 3월 816만7690으로 증가했다. 반면 점유율은 같은 기간 42.63%에서 1년 만에 42.24%로 감소했다. LG유플러스 역시 같은 기간 296만2966명에서 305만84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15.7% 전후로 증감을 보이고 있다.가입자 수 증가율에서도 SK텔레콤이 단연 앞섰다. 전제 가입자 수 증가율이 매달 평균 약 0.25% 내외로 성장하는 반면 SK텔레콤은 이보다 높은 약 1.5% 내외로 매달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업계에서는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지배력이 인터넷 시장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는 지배적 사업자로 'TB끼리 온가족무료', 'TB끼리 온가족프리' 등 유무선 결합 상품을 꾸준히 서비스해 오면서, 최근에는 무선 2회선 결합 시 초고속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결합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가입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소비자들은 실질적인 요금할인 혜택을 볼 수 있어 결합 상품을 가입하지만, 반드시 약정을 통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위약금 등의 비용이 크게 발생하고 타 통신사로의 전환이 어려워진다. 서비스 선택권에 제한이 생기는 것이다.이 같은 지적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가 독자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결합상품을 통한 인터넷 재판매는 양사간의 시너지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전반적으로 통신시장에서 결합상품이 보편화 돼 가고 있는 만큼 시장 대응과 이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한편, SK텔레콤은 지난 3월 20일 SK브로드밴드 잔여 지분을 전량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결합상품 시장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현재 SK텔레콤의 30%는 유무선 결합 가입자로 구성돼 있으며 해지율은 전체 평균(지난해 약 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마케팅 효율성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결합상품 및 성장영역의 시장대응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