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금호산업이 1조 이상에 팔리면 경우에 어긋나는 것" 지적사실상 호반건설 인수전 뛰어들면서 주가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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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초부터 재계 최대의 인기 매물로 떠오른 '금호산업' 매각과 관련, 금호산업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개별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가운데 채권단이 요구하는 '매각가'에 대한 적절성을 두고 업계의 시선이 탐탁치 않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호산업 주주 채권금융기관 52개사는 실무회의를 통해 재입찰 없이 박 회장과 개별협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앞서 금호산업 매각에서 유찰된 호반건설이 제시했던 입찰액 6007억원이 금호산업의 가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박 회장과 개별협상을 통해 제 가격을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오는 18일 수의계약 여부를 최종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이 때 지분비율 75% 이상의 동의가 확보되면 수의계약 안건은 통과하게 되며 부결 될 경우 재입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채권단이 박 회장과의 수의계약을 반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수의계약의 최대 관건은 '매각가격'이다. 박 회장 측은 정확한 금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는 호반건설이 제시했던 입찰가(주당 3만907원)를 기준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금호산업 채권단은 주당 5만원 가량인 약 1조원의 협상가를 원하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주당 6만원 이상을 원하는 FI(재무적 투자자)들도 있지만, 호반건설의 입찰가를 기준으로 두고 주당 4~5만원 선에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금호산업이 1조 이상에 팔린다면 경우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호반건설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주가가 오른 만큼 거품을 뺀 시장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금호산업의 주식은 주당 1만7300원으로 시가총액은 5954억원이다. 아무리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다고 해도 1조원은 무리수라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모 채권단 관계자가 "금호산업으로 인한 손실이 3조원이 넘기 때문에 최소 1조원은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업계는 채권단이 본질을 잊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이를 두고 난색을 표했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으로 인한 손실이 생기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그것을 손실로만 볼 수는 없다"며 "설령 손실이라고 하더라도 적절한 가격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면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현 상황에서는 인수금액으로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우리 측에서)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호반건설이 제시한 입찰가에서 크게 벗어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채권단이 제시한 가격을 박삼구 회장이 8월까지 받아들이면 금호산업은 박삼구 회장의 품으로 되돌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