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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구를 중심으로 지방 분양 시장이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델하우스 현장마다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청약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다만 '분양권'을 노리는 단기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분양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4월까지 부산 아파트는 총 3만7521가구가 거래됐다. 이 중 분양권 거래는 1만3991건으로 전체의 37.3%에 달했다. 대구 역시 아파트 거래량(2만6171가구) 가운데 43%인 1만1465건이 분양권 거래였다.
반면 같은기간 서울의 전체 분양권 거래는 4986건으로 전체 거래량(5만108가구) 중 9,6%에 불과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책임연구원은 "최근 실수요자뿐 아니라 웃돈(프리미엄)을 얻으려는 단기 투자자들이 가세하고 있다"며 "특히 초기 웃돈이 붙는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들 지역의 모델하우스에는 '메르스' 우려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대거 몰렸다. 지난 19일 GS건설이 분양하는 '해운대자이 2차'에 약 3만명의 방문객이 현장을 다녀갔다.
김필문 해운대자이2차 분양소장은 "해운대구는 부산에서도 학군, 편의시설 등으로 주거선호도가 높은 지역"라면서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방은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다(공공택지 제외). 여기에 1순위 통장가입 조건도 6개월에 불과하다. 때문에 투자수요가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부 단지는 수백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어 과열된 상태다.
상반기(5월 31일 기준)를 보면 전국 청약경쟁률은 8.31대1을 기록했다. 이중 대구(77.39대1), 부산(45.41대1)이 전국 경쟁률을 이끌었다. 상반기 최고 경쟁률을 보인 단지도 이들 지역에서 나왔다. 부산 수영구 '부산광안더샵'(379대1)이 1위를 기록했고, 대구 동구 '동대구 반도유보라'(273.95대1)가 뒤를 이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산과 대구 시장은 당첨자 발표 즉시 상당한 웃돈이 붙을 정도로 과열된 상태"라며 "몇몇 단지는 당첨자 가운데 실수요보다 투자수요가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사들도 청약 시장이 호조세를 이어가자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
부산의 분양가는 2010년 3.3㎡당 745만원에서 2011년 846만원으로 크게 뛴 이후 2013년 900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2014년 991만원, 2015년 1002만원으로 2010년 대비 34% 정도 올랐다. 대구 역시 2010년부터 5년간 분양가 평균은 3.3㎡당 700만원 내외를 기록했다. 올 들어 910만원으로 2014년 769만원 대비 18.45%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분양이 몰린 만큼 추후 입주 시기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분양가도 오르고 있어 웃돈이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결국 쏟아지는 물량과 높아진 경쟁률 속에서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지금은 분양가가 언제까지 오를 것인지 이슈가 되는 시점"이라며 "분양가가 오르면 웃돈이 낮아져 투자자들이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