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임원 접촉, 자사 아파트 홍보
  • ▲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뉴데일리경제
    ▲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뉴데일리경제


    연이은 시공사 선정 무산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에서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과도한 홍보 행위는 물론 총회 예산 지원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사업비 1조2000억원, 4000여가구 규모의 재개발 사업지인 이문3구역은 이달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된 지역이다. 유일한 응찰자는 현대산업개발·GS건설 컨소시엄이다.

    이에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컨소시엄이 조만간 수의계약을 맺을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실제로 지난 11일 뉴데일리경제가 이문3구역에서 만난 주민 대부분은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었다.


    주민들은 최근 이들 건설사가 차량을 제공하며 현장을 보여주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K씨는 "시공사 선정 무산 직후 차량 2대를 이용해 조합임원들이 경기 일산에 있는 한 아파트를 둘러보고 왔다"며 "시공사로 선정될 아파트라고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건설사가 재개발 수주 과정에서 홍보 행위를 벌이는 것은 불법이다. 국토교통부 고시를 보면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기준'에 건설업자 등 관계자는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를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 역시 "현장 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사에게 개별적인 홍보는 금지된다고 공지한다"며 "시공사 선정 전까지 향응을 제공하는 것은 제도적인 측면과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해당 건설사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을 적용받아 처벌된다. 도정법에 따르면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금품 및 향응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한 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의 처벌을 받는다.

    이문3구역은 현재 수의계약을 맺은 상태가 아니다. 시공사 선정이 3회 이상 유찰된 경우에 해당돼 수의계약 조건은 갖췄다. 단 총회에서 수의계약 진행 여부에 대한 의결이 필요하다.

    이에 이문3구역 조합은 오는 7월 5일 총회에서 이 같은 사안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실제로 총회 1호 안건으로 '수의계약을 위한 우선협상 시공사 선정 의견의 건'을 상정한 상태다.

    즉, 수의계약 진행 여부 조차 조합원들이 합의하지 않은 상태로 현대산업개발·GS건설 컨소시엄은 시공권을 확보한 상태가 아니다.

    그럼에도 양사는 조합원에 대한 홍보행위는 물론 조합에 금전적 지원까지 약속하고 나섰다.

  • ▲ ⓒ이문3구역 조합
    ▲ ⓒ이문3구역 조합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일인 지난 4일 양사는 조합 측에 '시공자 입찰보증금 사용 승낙서'를 제출했다. 

    승낙서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GS건설 컨소시엄은 수의계약을 위한 우선협상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 조합 관계자는 "두 건설사의 행위는 법적으로 이해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라며 "이미 수의계약을 맺기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