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 내 부동산 전문 디벨로퍼(개발업체)인 SK D&D가 상장 첫날 흥행을 이어가면서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최창원 부회장도 37배가 넘는 평가차익을 얻게 됐다.

    23일 SK D&D(에스케이디앤디)는 상장 첫날 공모가격(2만6000원)의 갑절인 5만2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가 형성될 수 있는 범위(공모가의 90~200%)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장 주식의 시초가는 장이 열리기 전인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에 제출된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된다.

    개장 직후에는 곧장 상한가로 직행한 뒤 내려오지 않고 그대로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대비 1만5600원(30.0%) 오른 6만7600원에 장을 마감한 것이다. 거래대금은 779억원, 거래량은 116만7956주였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은 "SK D&D는 SK그룹 계열사 내 오피스, 비즈니스호텔, 지식산업센터, 리테일 상업시설 등 비주거용 부동산 개발과 운영에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저금리 환경 하에서 최근 독보적인 개발 역량을 보여주고 있어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2대 주주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37배 이상의 투자 수익률을 거두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창원 부회장은 당초 47억원을 들여 지분 258만5000주(30.16%)를 확보했다. 여기에 현 주가 6만7600원을 적용하면 최창원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1747억4600만원이 돼 투자 수익률이 37배를 넘게 된다. 1700억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얻은 셈이다.

    SK D&D는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당시에도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당초 회사가 제시했던 희망공모가 밴드는 2만200~2만4300원이었으나, 기관 수요 예측이 흥행하면서 이 상단을 초과한 2만6000원이 됐다. 이후 진행됐던 일반청약에서도 57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4조4096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시장에서는 6개월간 걸려 있는 보호예수 의무 기간이 지난 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SK D&D 지분을 현금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SK케미칼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다. 최창원 부회장→SK케미칼→SK가스→SK D&D로 이어지는 지분구조 때문이다.

    종전 LG그룹으로부터 분가한 GS, LS, LIG그룹 등처럼 SK그룹 내 화학계열사들을 최창원 부회장에게 떼어주는 방식으로 그룹 분리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최창원 부회장의 SK케미칼 지분은 13.17%에 불과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계열분리를 염두에 두고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에 대한 지배력 강화 및 계열사 간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는 한편 신사업 육성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배구조변환 과정에서 SK케미칼은 SK건설 등 매각으로 현금확보가 가능해 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