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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사진)과 남윤영 사장이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동국제강은 25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결의했다. 장 회장은 대표이사·등기이사직 전부를 내려놓고 회장 직함만 유지한다. 남 사장의 경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상근고문으로 재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당분간 장세욱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움직이게 된다.
장 회장은 이날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을 내려 놓겠다"며 "임직원들 모두 새로운 변화에 동참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회사 전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외에 이용수 냉연사업본부장(부사장), 김계복 부산공장장(전무), 강기봉 중앙기술연구소장(전무) 등 8명의 임원도 회사를 떠난다. 대신 신임 냉연사업본부장으로 임동규 상무가 선임되는 등 15명 임원의 보직이 변경됐고, 이사 3명이 새롭게 승진했다. 중앙기술연구소는 기술담당으로 전환해 전략담당, 재무담당과 함께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편성했다.
동국제강은 조직개편과 함께 후판사업 부문에도 메스를 들었다. 오는 8월1일부로 연산 150만t 규모의 포항 2후판공장의 가동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동국제강 측은 "후판 사업을 연산 150만t의 당진공장 단일체제로 슬림화하기로 했다"며 "장기적으로는 브라질CSP와 연계한 후판 일관제철소 사업화에 집중하고, 전략적 제휴 파트너인 일본 JFE스틸과의 기술 협력도 지속 강화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동국제강이 적자늪에 빠진 데에는 후판사업 부진의 영향이 컸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1847억원, 2013년 642억원, 2014년 1260억원 등 매년 후판부문에서 높은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에 지난 2012년에는 연산 100만t규모의 포항 1후판공장을 폐쇄한 적도 있다.
동국제강 측은 포항 2후판공장의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포항 2후판공장은 이미 가동률이 50%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여서 매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뿐더러 후판 사업 손실 규모를 최대 3분의 1 수준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추가적인 투자나 시장 확대 없이도 올 하반기부터는 영업흑자 실현이 가능해 질 것이고, 2016년에는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동국제강 측 설명이다.
동국제강은 후판 사업 조정과 조직 개편으로 올초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며 당초 구상했던 사업 구도를 한층 더 명확히 했다는 평가다.
동국제강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기존 후판(지난해 기준 35%), 봉강(42%), 형강(23%) 3개에서 올 1분기 후판 21%, 봉강 28%, 형강 15%, 냉연(표면처리강판) 35%으로 확대, 분산 재편됐다. 유일하게 대규모 적자를 보이고 있는 후판 사업 부문의 비중을 지속 줄여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