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의 마케팅 계열사 이노션월드와이드(이노션)가 내달 1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현재 광고시장에서 제일기획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회사로 성장한 이노션은 이번 공모를 통해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며, 매체 대행사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05년 5월 설립 이후 현대차, 기아차라는 안정적인 거래처를 기반으로 초석을 다진 이노션은 현대차그룹의 성장과 함께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2009년 광고취급액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0년 2조원, 2011년에는 3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광고취급액은 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노션은 국내 광고사 중 가장 글로벌화된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세계 광고시장 1, 2위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6위), 멕시코(14위), 인도(18위) 등 세계 16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아중동법인인 IWMEA(Innocean Worldwide Middle East & Africa)를 설립해 해외 법인 수를 17개로 늘렸다. 글로벌 대중매체·광고 중심지인 두바이에 위치한 IWMEA는 현대·기아차 아중동지역법인의 마케팅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설립 직후인 2005년 11월부터 인도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글로벌화의 기치를 내건 이노션은 2010년과 2013년을 제외하고 매해 해외 법인을 세우면서 'Worldwide'를 실현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으로 인해 전체 광고 취급액 중 해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77%로 국내 광고사 중 가장 높다. 해외 취급고 중 현대차그룹 계열 해외 법인의 수주물량을 제외한 Non-Captive 고객 취급고 역시 2013년 73억원에서 지난해 387억원으로 급증했다. IWA는 지난해 9월 미국 최대 전력회사인 NRG에너지의 단독 광고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노션은 이번 상장으로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노션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주식 160만주와 정성이 고문의 주식 140만주를 구주 매출 방식으로 매각한다. 이에 따라 정 고문의 지분은 상장 이전 40%에서 상장 후 27.99%로, 정 부회장은 10%에서 2.0%로 줄어들어 두 사람의 보유주식은 29.99%가 된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법 상 그룹 총수와 특수관계인이 상장계열사 지분 30% 이상을 보유할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 부회장이 지분 2%를 남겨둔 것과 관련해 이노션 관계자는 "지분 보유는 이노션의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 지난해 이노션의 매출은 7447억원으로 이중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는 71.2%(5302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윤석훈 이노션 최고재무책임자(CFO) "장기적으로 캡티브 마켓(전속 시장) 외 매출 비중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노션의 공모희망가는 6만4000원~7만1000원이다. 할인율은 12~21%를 적용했다.


    내달 1~2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 8~9일 청약을 거쳐 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주선인은 NH투자증권과 대우·씨티·도이치증권이다.